"파는 것은 걱정도 안해요. 본사에서 물량을 더 따올 수 있느냐가 올해 매출을 결정할 것입니다. "

수입차 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입차 구매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국산차와 가격 편차가 그리 크지 않은 5000만원 이하 차종이 늘어난 것도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은 올 들어 수차례 독일 출장을 다녀왔다. 최근 출시한 뉴 5시리즈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5시리즈 사전계약 대수가 3000대에 육박한다"며 "올해 판매대수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작년 총 9652대를 팔아 수입차 중 1위를 차지했으며,올해 1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른 회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꼽히는 골프를 타려면 3~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포드의 중형 세단인 토러스 역시 대기고객 수가 700명이 넘는다. 최근 선보인 푸조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008도 재고가 없다. 미리 확보한 200여대의 주인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연경 아우디 코리아 이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지에서 똑같이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호황기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신규 등록 대수 통계에도 수입차 시장의 온기가 묻어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3월 중 등록한 수입차는 지난해 3월보다 50.8%,지난달보다 10.3% 늘어난 7102대에 달했다. 수입차 판매량이 7000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 판매량은 2만대에 육박한다. 지난해 1분기 1만2134대보다 64.1% 늘어난 1만9917대가 팔렸다.

3월 한 달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1207대를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였다. 최근 출시된 E클래스의 인기 덕이다. 2위는 1006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던 BMW는 921대로 3위까지 밀렸다. 지난 1일 선보인 뉴 5시리즈 판매가 본격화하면 다시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4~10위는 아우디(642대),도요타(512대),혼다(435대),닛산(417대),렉서스(317대),포드(301대) 등이 차지했다.

배기량별로는 3000cc 미만 중소형 차량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000~3000cc가 39.0%,2000cc 미만이 34.8%였다. 개인과 법인 고객은 각각 3596명과 3506명으로 반반씩이었다. 모델별로는 폭스바겐 골프 2.0 TDI(374대),도요타 캠리(356대),벤츠 E클래스(348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