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예상밖 호평…"미디어 판도 바꿀 혁신 디바이스"
애플 아이패드가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매돼 큰 호응을 얻었다. 미국 전역의 애플스토어에는 아이패드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섰다. 아이패드에 관한 호평도 쏟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인 월트 모스버그는 "모바일 컴퓨팅을 바꿔놓을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고,뉴저지에 사는 한 소비자(@PixoBebo)는 "아이폰 신 모델(3GS)이 구닥다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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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는 아이폰의 터치스크린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방식의 태블릿 PC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필생의 역작'이라고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지난 1월27일 제품을 공개한 후에는 "아이팟터치 4개를 붙여놓은 것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발매 첫날 반응은 달랐다. 인터넷에는 예상의 2배가 넘는 60만~70만대가 팔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발매 직후 반응이 달라진 데 대해 애플 관계자는 "제품 컨셉트를 이해했기 때문"이라며 "안되는 게 왜 이렇게 많냐고 했던 사람들도 제품을 만져본 뒤엔 그런 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응속도가 빠르고 터치감이 좋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칼럼니스트 테드 랜도(@tedlandau)는 "아이폰에 비하면 갓길 달리다가 고속도로에 진입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 프로그램) 거래소인 앱스토어에 아이패드 전용 앱 2500개를 올려놓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8년 7월 아이폰용 앱스토어를 열 때 500개로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5배나 된다. 전문가들은 아이패드가 전자책 단말기(e리더),노트북,휴대용 게임기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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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전자책 단말기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패드로는 손가락 터치로 책장을 넘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반응속도가 워낙 빨라 종이책보다 빠르게 책장이 넘어간다. 어려운 단어를 찾아보는 사전 기능도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 발매에 맞춰 전자책(e북)을 사고파는 아이북스토어를 열고 6만권을 올려놓았다.

아이패드는 e리더 시장을 주도해온 아마존 킨들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킨들은 e잉크 기반이라서 오래 들여다 봐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배터리 수명이 길다. 그러나 흑백인 데다 버튼을 눌러 작동하게 돼 있어 편리성에서 아이패드에 뒤진다. 또 아이패드 역시 배터리 수명이 10시간 이상인 데다 눈의 피로도 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강점마저 상당부분 잃게 됐다.

아이패드는 게임 디바이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패드 사용자는 아이폰보다 4배이상 큰 화면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패드 앱스토어에서는 운전대 잡듯 아이패드를 잡고 자동차경주를 즐기는 레이싱 게임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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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는 신문 잡지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터저널 USA투데이 등 미국에서 손꼽히는 신문들이 아이패드 발매에 맞춰 아이패드 앱을 내놓았다. 시사주간지 타임을 비롯해 에피(Epi),GQ,포퓰러 사이언스,아웃사이드 등 잡지도 아이패드 앱을 내놓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패드의 사진관리 기능도 혁신적이다. 수백장 수천장의 사진을 손가락 터치로 편리하게 열어볼 수 있다. 지금은 대다수 사람들이 USB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에 사진을 저장만 해놓고 있지만 아이패드에 저장하면 언제든지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 얼리 어답터들 사이에서는 "시골 아버님 집에 아이패드 깔아드려야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아이패드가 언제 국내에 들어올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애플이 이달 말 9개 국가에서 추가로 아이패드를 발매하고 '연말쯤(later this year)' 발매국가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게 전부다. 9개 국가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르면 3분기,아니면 연말쯤 들어올 것이라고 추정할 따름이다. 가격은 미국에서 499달러 내지 829달러이기 때문에 60만~100만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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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는 한국 기업들에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아이패드에 버금가는 혁신적인 디바이스를 내놓지 않으면 e리더 노트북 PMP 등의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

반면 아이패드가 많이 팔릴수록 톡톡히 재미를 보게 된다. 아이패드에는 삼성전자 칩이 내장돼 있고 LG디스플레이 LCD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