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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이윤추구가 곧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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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목표는 생존…이윤이 그 원천
    강요된 사회환원은 오히려 부작용
    우리 사회에서 기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 심각하다. 강의 중에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한 뒤 "여기에 찬성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 하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든다. 이는 회사원들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선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지식인과 정치가들의 레토릭에 세뇌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윤이 줄면 그만큼 성장하지 못하고,이윤이 없어지면 생존하지 못한다. 그 피해는 일차적으로 기업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는 주주,경영자,피고용자들,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돌아간다. 그 다음으로 그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람,원자재나 서비스를 제공해온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 멀리는 그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소비자가 손해를 본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적인 생존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건희 회장의 일성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그렇지 못한다면 생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윤을 내려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생산방법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 제품을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계속 사줄 때 기업은 계속 이윤을 얻고 시장에서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아는 기업은 비용이 적게 드는 생산방법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 노력한다. 그것에 실패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퇴출된다. 시장에서 이런 일은 수도 없이 일어난다. 지난 30년간 한국기업의 잔존율은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는 30% 정도다. 1964년 상위 10대그룹 중 현재까지 상위권에 남아 있는 그룹은 삼성과 LG뿐이다. 1970년대 영국과 프랑스에서 개발했지만 2003년 운항이 중단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와 최근 리콜사태를 맞은 도요타의 사태는 시장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보여 준다.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이야말로 선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생산방법을 연구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귀중한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제품이 만들어져 새로운 가치가 창조된다. 그에 따라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며 사람들의 삶이 나아진다.

    실제로 본격적인 기업의 형태가 출현하기 시작한 19세기 중반부터 인류의 삶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단순 상업이 주를 이루었던 18세기 이전의 연평균 세계 경제성장률은 1%도 되지 않았지만,19세기 중반 이후에는 2%가 넘었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이 많은 나라일수록 잘산다. 지금 세계 100대 기업에 속해 있는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과 현대뿐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 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나와야 한다.

    물론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윤을 환원하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다. 기업이 이윤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제3자가 기업으로 하여금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선이 아니고 악이다. 타의에 의해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생존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며,부가가치 창출의 중심이자 경제성장 주체로서의 기능을 한다.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제약하고 기업에 부담을 주는 행위는 결국 우리 자신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안재욱 < 경희대 대학원장·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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