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오는 6일부터 6월20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회화실에서 10폭짜리 대형 모란병풍을 비롯한 조선시대 모란도 11점을 특별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모란도 10폭 병풍은 1921년부터 이 박물관이 소장한 것으로 반 년 간의 보존처리를 거쳐 처음으로 선보인다.병풍을 펼쳤을 때 가로 길이가 580cm,높이 194cm에 이르는 대형 병풍으로,제작 당시의 병풍틀과 장황의 비단 배색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병풍은 10폭의 화면이 모두 이어져 하나의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언덕에 모란꽃이 무성하게 핀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렸다.이는 각 폭의 모란이 단독으로 또는 괴석과 함께 그려져 각기 독립적인 화면을 이루는 ‘궁모란병(宮牡丹屛)’ 작품들보다 이전 단계의 양식을 보여준다.

봄을 대표하는 꽃인 모란은 동양에서는 꽃 중의 꽃,꽃의 왕(花王),부귀화(富貴花) 등으로 불리며 관상용이나 그림의 소재로 사랑받아왔다.특히 모란 병풍은 일반 사가(私家)의 행사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왕실의 종묘제례와 가례(嘉禮·왕실 혼례),제례 등의 주요 궁중 의례 때 사용됐다.궁중에서는 모란을 부귀영화와 국태민안,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모란 병풍 외에도 조선시대 모란도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는 10점의 작품들이 소개된다.조선 중기에 여러 가지 꽃과 나무,새와 함께 그린 모란 그림,조선 후기 문인의 취향을 보여주는 심사정·강세황·의 모란도도 전시된다. 또한 조선 말기 남계우의 장식적인 채색 모란도와 채색 없이 먹으로만 그린 허련의 묵모란도 등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구입한 이한철(1808∼1880)의 모란도도 소개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