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배우 출신 화가 최수지씨의 세 번째 개인전이 3~17일 서울 청담동 이현 갤러리에서 열린다.

최씨는 그 동안 KBS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대하드라마 ‘토지’ 등에서 스타로 떠올랐던 배우.지난 2005년 제2회 삼성현(三聖賢)미술대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이후에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2년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스위트 스프링’.지루한 일상을 다채로운 색상을 통해 표현한 꽃의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묘사한 근작 20여점이 걸린다.

최수지의 작품에는 사랑하는 남편,딸과 함께하는 행복한 생활,그림 작업에 대한 열정이 화면 곳곳에 묻어있다.

탤런트 최수지의 전성기 대표작이던 ‘사랑이 꽃피는 나무’와 같은 화사한 꽃 그림,남편 따라 건너간 미국 생활에서 보았던 이국적인 꽃 작품이 생초롬하게 다가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진아’가 좋아하는 작품 속에선 엄마의 사랑이 물씬 배어난다.넘치지 않은 조화와 감성의 공간을 배려한 작품들은 원초적인 희열도 느껴진다.

최씨는“꽃 그림들은 어릴적 마치 하얀 도화지에 검정색 연필로 드로잉을 하듯이 여유를 채색한 것들”이라며 “연기자의 모습과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내용과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결국 비슷하다”고 말했다.바쁜 생활 속에서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삶의 여유와 순수한 기쁨을 관람객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얘기다.

사실 미술품 컬렉터로도 유명한 최씨는 그림에 대한 관심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실제 그녀가 직접 붓을 잡은 건 뜻밖의 일이다.고교 졸업 직후에도 공부에는 크게 뜻이 없었던 그녀가 2005년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학과 수시모집에 합격,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 만에 다시 학업을 잇게 된 것이다.

초지일관 그림에 대해 짝사랑만으로 일관해오다 갑작스레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나 했더니 역시나 ‘사랑의 힘’이었다.

“우선 남편의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더 늦기 전에 ‘시작해보라’더군요.그 말에 용기를 냈죠.처음엔 겁도 났는데 이젠 참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오늘 제 그림에 옷이 입혀져 걸려 있는 걸 보니 어찌나 뭉클하던지요.바라던 일이 결실을 맺었을 때의 희열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거든요.” (02)549-566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