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도시에서 관광 · 레저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경북 문경시는 교통 요지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관광객이 늘고 있다. 지역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여서 현재 사업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자영업자 및 예비 창업자가 많았다.

다만 인구 부족으로 인한 매출 정체,대형마트 진출에 따른 기존 슈퍼마켓의 경영난은 다른 중소도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2일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개최한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엔 현장 컨설팅을 받으려는 3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문경시 점촌동 중앙시장은 리모델링을 마쳐 깔끔했다. 2007년까지 상가 외벽 리모델링 및 간판공사와 함께 4층 주차타워를 세워 시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었다. 그러나 찾는 사람이 그다지 많진 않았다. 1층에는 비어 있는 점포가 눈에 띄었다. 홍일슈퍼를 운영하는 황경수씨(55)는 "대형마트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줄어들어 업종을 변경하고 싶다"며 도움을 청했다.

상담에 나선 신금순 소상공인개발원장은 "지금 위치는 시장 입구에 있는 슈퍼마켓 자리로 업종을 바꿀 이유가 없다"며 "고객 동선 등을 고려해 상품 진열을 바꾸고 점포 앞 공간을 활용해 간식이나 주스 등을 팔 것"을 제안했다. 또 30년간 슈퍼를 해 온 만큼 간판 등을 바꾸고 정부의 스마트숍(나들가게) 사업에 지원을 요청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중소도시에도 골프붐이 일면서 곳곳에 스크린골프방이 눈에 띄었다. 점촌동의 대형 상가 지하 1층에서 그랜드 실내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고경완씨(39)는 장사가 안 돼 고민이다. 주변에 스크린골프방 3곳이 새로 개업하면서 고정 회원이 15명 정도에 불과해 빚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월 수입이 120만원으로 레슨프로 월급 등 유지 · 관리비에도 못 미친다"면서 "프로골퍼 월급을 인센티브제로 바꿔 사장과 함께 회원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녀 교육비 등을 벌기 위해 새로 창업을 꿈꾸는 주부도 많았다. 신은숙씨(42)는 식당 창업을 위해 컨설팅을 요청했다. 남편이 문경 출신인 신씨는 자본금 2000만원을 마련해 최근 계약금 30만원을 내고 점촌동에 조그만 가게를 계약했다. 이에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장소가 너무 외지고 유동인구도 적다"며 다른 장소를 찾을 것을 권했다. 또 "무조건 싼 곳에서 창업하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며 "지방 도시는 혈연과 인맥이 중요한 만큼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손님을 유치하라"고 덧붙였다.

◆…문경시 모전동 2차로 길가에 있는 새마을슈퍼 주인 여한규씨(56)는 최근 옆집 땅을 매입했다. 새로 건물을 지어 현재 56㎡ 규모인 슈퍼를 240㎡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여씨는 최근 정부의 나들가게 지원사업에 지원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하면 좋을지를 물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창업에 앞서 자금 조달과 사업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며 "이 같은 계획을 갖고 있어야 나들가게뿐 아니라 다른 금융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데도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성광영 SKY창업연구소 대표는 "가게가 초등학교에서 가까운 만큼 가게 공간 일부를 활용해 커피 등을 팔면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전동은 문경시청과 경찰서,법원 등이 모인 문경의 중심지로 주변에 학교도 많다. 이곳에서 솔로몬랭귀지스쿨(영어학원)과 은혜뮤직스쿨(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임봉순씨(52)는 음악학원의 수입이 크게 줄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최 소장은 "음악학원을 그만두고 그 공간에 영어학원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면 영어학원 학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빈 공간에 DVD를 설치해 영어 학습자료를 보면서 자습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발표회 등을 수시로 개최한다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문경=김현석/심성미 기자 realist@hankyung.com


23일은 제천으로 갑니다

'전국 로드쇼'는 23일 충북 제천시로 갑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앙의림명동 주민센터에서 자영업자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을 실시합니다.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점포 방문 컨설팅도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