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새봄을 맞아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내며 맨유의 `승리 수호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박지성은 2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09-201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후반 15분 대런 플래처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문전으로 몸을 날리는 다이빙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의 득점포는 2-1 역전승을 확정하는 결승골이 됐다.

지난 11일 AC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쐐기골을 사냥하고 15일 풀럼과 경기에서 첫 도움을 기록했던 박지성의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지난달 1일 아스널과 경기에서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던 박지성의 정규리그 2호골이자 시즌 3호골이다.

박지성은 특히 3월에 강한 `3월의 사나이'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애스턴 빌라와 칼링컵 결승 때 선발 출전해 84분을 뛰어 2년 연속 우승에 앞장섰다.

이어 AC 밀란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시즌 2호골, 풀럼과 첫 경기에서 시즌 첫 도움을 작성한 데 이어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맨유는 박지성이 이번 달 출전한 5경기에서 전승을 올렸다.

맨유는 특히 정규리그 선두 자리를 되찾으며 프리미어리그 사상 첫 4년 연속 우승 기대를 부풀렸고 칼링컵 우승에 이어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로 2년 만의 정상 탈환 가능성을 키웠다.

박지성은 기록상으로도 3월에 유독 강하다는 게 입증된다.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 여파로 출발이 좋지 않지만 순위 경쟁이 치열한 3월에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는 `슬로 스타터'였던 것.
박지성은 지난 2005년 맨유 입단 후 총 15골을 터뜨렸는데 절반에 가까운 7골을 3월에 뽑았다.

어시스트도 총 15개 가운데 5개가 3월에 집중됐다.

지난해 3월에 5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맨유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특히 박지성의 이날 역전 결승골은 올 시즌 원정에서 0-2 패배를 포함해 3경기 연속 패배를 안겼던 라이벌 리버풀을 상대로 시원한 설욕하는 디딤돌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지성으로선 리버풀과 경기에서 뽑은 첫 골이다.

박지성은 경기 후 영국 스포츠 전문채널인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헤딩골을 잘 넣었다'는 평가와 함께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플래처(평점 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점을 받았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환상적인 골이었다.

박지성은 언제나 중요한 순간에 그 역할을 다해주는 선수다.

오늘은 평소 플레이했던 역할과 다른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했는데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골을 안겨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자인 베테랑 라이언 긱스가 팔목 부상에서 회복돼 40여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고 미드필더 오언 하그리브스도 오랜 부상을 털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에게 강한 믿음을 심어준 박지성은 당분간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탄력을 받은 박지성이 한국 대표팀 후배 이청용(22)의 소속팀인 볼턴 원더러스와 28일 맞대결과 다음 달 4일 펼쳐질 선두 라이벌 첼시와 경기에서도 맹활약하며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앞장서고 우승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