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로 불리며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대대적인 무역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우리에게 미칠 파장이 어떨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국 수출입은행 주최 연례 컨퍼런스 연설에서 일자리 창출 대책의 하나로 다양한 수출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수출 유관부처로 구성된 수출진흥 내각 신설, 대통령 직속 수출위원회 설치, 전문가들을 통한 중소기업 및 농업부문에서 수출 유망품목 발굴, 수출입은행을 통한 무역금융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수출진흥 내각' 구성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이미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973년 닉슨 대통령 시절 있다 없어진 대통령 직속 수출위원회를 다시 만들겠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일 뿐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출을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이 좀 더 시장 친화적인 환율체제로 옮아간다면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위안화 문제를 언급했다. 우회적 표현이 아닌 직접 화법으로 위안화 절상 문제를 거론한 것은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종전보다 훨씬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기에 충분하다.

중국의 대응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처럼 대외 통상 문제를 전담하는 무역대표부를 상무부 산하 기구로 설립할 것이라고 한다. 통상 분야 이슈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해오던 중국이 이제는 좀 더 공세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국의 움직임은 극한 대립 상황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글로벌 통상 환경이 매우 험난해질 것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질 경우 우리나라에 대한 통상압력도 덩달아 높아질 가능성도 커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양국은 우리나라 제 1,2의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한 · 미 FTA를 비롯 미국 중국 양국과의 주요 통상 이슈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한 · 미 FTA의 경우 마침 오바마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진전시키겠다고 밝힌 만큼 조속한 비준을 위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 차의 수입이 부진한 이유가 한국의 무역 장벽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고 논리적으로 설득(說得)시킬 방안을 집중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중국이 무역대표부를 설치할 경우 대 중국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비에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