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길 기자의 자동차 세상] "왜 고장 잦은 경차를 샀냐니…서비스는 리콜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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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이달 초부터 국내에서 팔린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ix에 대한 무상수리에 들어갔습니다. 수동변속기 차량의 클러치에 문제가 있다는 운전자 불만이 이어지자 지금까지 판매한 636대 전체의 클러치 부품을 공짜로 갈아주고 있지요. 운전자들은 클러치를 밟으면 원위치로 잘 돌아오지 않아 변속이 어렵다는 민원을 제기해 왔습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대해선 지난 24일부터 자발적인 리콜에 나섰습니다. 앞문을 열 때 잠금버튼을 함께 누를 경우 밖에서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결함(간섭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이죠.리콜 대수는 한국과 미국에서 판매된 4만7300여대입니다.
문제는 '리콜'과 '무상수리'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관련법에는 안전과 직결되는 결함이 있을 땐 리콜 조치를,단순히 품질 및 성능을 향상시킬 땐 무상수리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클러치나 문열림장치의 결함은 안전과 직결된다고 볼 수도,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요.
리콜이냐 무상수리냐의 논란을 떠나 현대차가 투싼ix 고객에게 일일이 연락하고 소비자가 바쁠 경우 직접 찾아가 부품을 갈아준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쏘나타에 대한 발빠른 리콜 조치도 도요타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개별 소비자들은 여전히 대기업인 자동차 회사에 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센터에 갈 때마다 "높은 벽에 대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충북 청주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우모씨도 그 중 한 사람이죠.그는 작년 6월 기아자동차의 경차인 모닝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주행 중 차체떨림 현상이 발생했고,올초부터 후드 쪽에 가로 30㎝,세로 60㎝ 크기의 얼룩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얼룩은 추울 때 발생했다가 사라지곤 했다는데요. 우씨는 즉각 엔진 및 도색 불량으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우씨가 심각하게 여긴 부분은 직원들의 '태도'였습니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민원만 접수했을 뿐 이후 전화 한 통 없었다고 합니다.
영업점 직원은 "잔고장이 적은 큰 차를 사지,왜 경차를 샀느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는군요. 우씨는 "차를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고객을 감동시켜야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장모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장씨는 고속도로에서 금호타이어를 장착한 쌍용자동차 체어맨을 운전하다 이른바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고속 주행 중 뒷바퀴의 19인치 크롬휠에서 타이어가 이탈한 겁니다. 차와 타이어 모두 생산한 지 1년2개월여밖에 안 된 새 제품이었지요.
장씨는 쌍용차와 금호타이어 서비스센터에 연락했습니다. 반응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타이어가 차체에서 빠지는 사고는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답니다. 장씨는 "정확한 조사 없이 무조건 고객 잘못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수입차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량 1만대당 불만접수 건수는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요.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고객 대응이 미숙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차량 결함의 원인을 놓고 완성차 업체와 소비자들 간 불신의 골이 깊습니다. 도요타 대량 리콜 사태가 부채질한 측면도 있지요. 이럴 때일수록 완성차 업체들은 '고객이 항상 옳다'는 서비스 정신의 기본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산업부 기자 road@hankyung.com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대해선 지난 24일부터 자발적인 리콜에 나섰습니다. 앞문을 열 때 잠금버튼을 함께 누를 경우 밖에서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결함(간섭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이죠.리콜 대수는 한국과 미국에서 판매된 4만7300여대입니다.
문제는 '리콜'과 '무상수리'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관련법에는 안전과 직결되는 결함이 있을 땐 리콜 조치를,단순히 품질 및 성능을 향상시킬 땐 무상수리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클러치나 문열림장치의 결함은 안전과 직결된다고 볼 수도,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요.
리콜이냐 무상수리냐의 논란을 떠나 현대차가 투싼ix 고객에게 일일이 연락하고 소비자가 바쁠 경우 직접 찾아가 부품을 갈아준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쏘나타에 대한 발빠른 리콜 조치도 도요타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개별 소비자들은 여전히 대기업인 자동차 회사에 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센터에 갈 때마다 "높은 벽에 대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충북 청주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우모씨도 그 중 한 사람이죠.그는 작년 6월 기아자동차의 경차인 모닝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주행 중 차체떨림 현상이 발생했고,올초부터 후드 쪽에 가로 30㎝,세로 60㎝ 크기의 얼룩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얼룩은 추울 때 발생했다가 사라지곤 했다는데요. 우씨는 즉각 엔진 및 도색 불량으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우씨가 심각하게 여긴 부분은 직원들의 '태도'였습니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민원만 접수했을 뿐 이후 전화 한 통 없었다고 합니다.
영업점 직원은 "잔고장이 적은 큰 차를 사지,왜 경차를 샀느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는군요. 우씨는 "차를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고객을 감동시켜야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장모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장씨는 고속도로에서 금호타이어를 장착한 쌍용자동차 체어맨을 운전하다 이른바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고속 주행 중 뒷바퀴의 19인치 크롬휠에서 타이어가 이탈한 겁니다. 차와 타이어 모두 생산한 지 1년2개월여밖에 안 된 새 제품이었지요.
장씨는 쌍용차와 금호타이어 서비스센터에 연락했습니다. 반응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타이어가 차체에서 빠지는 사고는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답니다. 장씨는 "정확한 조사 없이 무조건 고객 잘못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수입차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량 1만대당 불만접수 건수는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요.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고객 대응이 미숙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차량 결함의 원인을 놓고 완성차 업체와 소비자들 간 불신의 골이 깊습니다. 도요타 대량 리콜 사태가 부채질한 측면도 있지요. 이럴 때일수록 완성차 업체들은 '고객이 항상 옳다'는 서비스 정신의 기본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산업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