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만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복귀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947일만에 IOC 총회에 참석했다.

이건희 IOC 위원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웨스틴 베이 쇼어 호텔에서 열린 제122차 IOC 총회 첫날 옛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기다리던 한국 기자들이 잇따라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자 잠시 놀란 표정이었지만 이건희 회장은 총회에 다시 참석하는 소감과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대해 "이제 시작이니 큰 의미는 없다"고 간단하게 답했다.

이건희 위원이 IOC 총회에 참석한 것은 2007년 7월5일 과테말라시티 IOC 총회 이후 947일만이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는 이건희 위원이 강원도 평창의 올림픽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러시아 소치에 아쉽게 개최권을 뺏기고 말았다.

이 위원은 지난 해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조세포탈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IOC에 자발적으로 직무정지를 요청했으나 지난 연말 정부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은 뒤 이번 IOC 집행위원회에서 복귀가 결정됐다.

전날 밴쿠버 퀸 엘리자베스 극장에서 열린 총회 개막 리셉션에도 참석해 동료 IOC 위원들과 환담을 나눴던 이건희 위원은 총회 첫 날 주요 안건인 2014년 하계 청소년올림픽 개최지 결정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 IOC 위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건희 IOC 위원은 12일에는 올림픽 선수촌을 방문해 한국 선수단을 격려할 예정이며 13일 오전 11시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식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이 위원은 올림픽 기간 밴쿠버에 체류하며 동계올림픽 유치 `3수'에 나선 평창을 위한 지원 활동도 벌일 전망이다.

(밴쿠버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