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그리스발 재정적자 위기로 최근 가치가 급락한 유로화에 대해 적극적인 변론에 나섰다.

미국의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는 9일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이 최근 그리스발 위기로 크게 흔들린 유로화 가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바로수 위원장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공동 통화인 유로화는 앞으로도 EU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유로화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EU가 유로화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수 위원장은 또 EU가 현재의 금융 · 재정 위기에 적응하고 위험을 감지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위기는 유로존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유로존 외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며 2008년 리먼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미국에 근본 책임을 돌렸다. 이와 함께 유로존의 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유로존 바깥에서 나오는 지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바로수 위원장은 이어 "유로존 국가들이 협력을 강화해야 할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유로존이 유로화의 혜택을 완전히 누리도록 하는 것이 EU 집행위와 집행위원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회는 이날 바로수 위원장을 제외한 26명의 새 EU 집행위원 후보에 대한 신임을 묻는 투표를 실시해 찬성 488표,반대 137표,기권 72표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미니 헌법인 리스본조약 발효와 새 집행위원단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동안 한시적으로 직무를 대행했던 '바로수 1기' 집행위원단은 퇴장하고 2기 집행위원단이 10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