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보유주식 매각차익 등에 힘입어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2008년 순이익이 2조원에 육박했던 KB금융지주는 작년 순익이 전년보다 70% 이상 줄어 대조를 보였다.

◆우리금융 순익 두배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260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2008년 실적(4545억원)에 비해 126% 증가한 것이다. 4분기 순이익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여파로 1569억원에 그쳤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3%포인트 높아진 7.8%,총자산이익률(ROA)은 0.2%포인트 오른 0.4%를 나타냈다. 3분기부터 개선되기 시작한 순이자마진(NIM)은 2.31%로 치솟아 전분기보다 0.37%포인트 올라갔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도 각각 12.2%와 8.2%로 전년보다 좋아졌다. 부실여신(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 영향으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높아진 1.7%에 육박했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95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전년보다 이익 규모가 7198억원 늘었다. NIM이 전년에 비해 많이 낮아졌고 손실처리 비용도 늘어났지만 현대건설 포스코 등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일회성 이익을 많이 낸 것이 주효했다. 다른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은 △경남은행 1936억원 △우리투자증권 1115억원 △광주은행 620억원 △우리파이낸셜 257억원 △우리아비바생명보험 105억원 △우리자산운용 85억원 등이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엔 NIM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대손충당금이 감소될 것으로 보여 순이익 개선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기대치에 못 미쳐

KB금융지주는 이날 작년 당기순이익이 5398억원으로 전년(1조8733억원)에 비해 7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특히 4분기 순이익은 전분기(1559억원)보다 89.7% 줄어든 17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이자부문 이익은 6조4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9921억원) 감소했다. 비이자부문 이익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44.1%(4425억원) 줄어든 5600억원이었다.

KB금융지주의 순익이 줄어든 데는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연간 충당금 전입액이 2조5379억원으로 전년보다 24.1%(4929억원)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KB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에다 충당금 부담이 늘어 순익이 감소했다"며 "작년 4분기에는 금호그룹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순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익이 6358억원으로 전년보다 57.9%(8750억원) 감소했다. 4분기 순익은 17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2.3%(2134억원) 줄었다. 하지만 NIM은 4분기에 2.61%를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0.41%포인트 상승했고 연체율도 전년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전년 대비 0.15%포인트 떨어진 1.11%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주당 23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788억9666만7470원이며 배당금 지급 예정일은 오는 3월25일이다.

김인식/강동균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