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는 커녕 ‘도간 이동’ 불합리 등 이중으로 불이익

‘공중보건의사들의 최전방’이라 불리는 도서지역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들이 불합리한 근무지 이동규정 때문에 크게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등 서해안 일부 도서지역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들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도간(道間) 이동과 도내(道內) 이동 섬을 나누는 기준을 불합리하고 형평성이 맞지 않게 정해 놔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최근 관련기관에 진정서와 함께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오지 혹은 도서지역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들의 경우 1년 근무 후 해당 도 내에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도내이동)하거나 원하는 다른 도로 이동(도간이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는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고립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도서지역 공중보건의사에 대한 유일한 보상책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단순히 배를 타고 이동하는 거리, 혹은 거점도시와의 직선거리로 도간 이동 지역과 도내 이동 지역을 구분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 불만을 사고 있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비금도와 도초도는 두 섬이 연도교로 연결돼 있어 차를 타면 10분안에 왕래가 가능한데도 불구, 비금도는 도내 이동 지역이고 도초도는 도간 이동 지역으로 규정돼 있는 등 관련 규정이 매우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태도는 목포에서 차로 15분거리인 압해도 송공항에서 배로 30분이면 다다를 수 있지만 도간 이동으로 분류돼 있는 반면, 장산도는 배로 2시간 이상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도내 이동섬으로 분류돼 있다.

또 완도군 금당도는 고흥군 녹동선착장에서 배로 2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도간 이동섬으로 분류돼 있고, 보길도는 완도 화흥포에서 배로 1시간 30분이나 걸리지만 도내 이동섬이다. 이밖에 현재 전남지역에는 단순하게 도청소재지와의 직선거리를 따지거나, 또는 최근에 변화된 교통상황, 업무강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근무지 이동규정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지역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접 거점도시와의 접근성도 근무지 이동규정 개정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도내 이동지역인 신안군 임자도와 증도의 경우 배타는 시간은 15~20분에 불과하지만 거점도시인 목표까지 가려면 2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그러나 대부분 도간 이동섬들은 배타는 시간은 이 보다 길지만 거점도시인 목포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훨씬 빠르다. 이에따라 임자도 증도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들은 응급환자를 거점도시로 후송시 훨씬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각종 임무수행시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도간 이동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공중보건의들은 “육지와는 다른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도서지역 공중보건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지는 못할 망정 도내 이동과 도간 이동 기준마저 명확하지 않아 이중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강원도 태백시의 경우 전 지역이 도간 이동지역으로 분류돼 있는 등 배를 타지 않아도 되고, 근무조건도 섬보다 훨씬 좋은 강원도 경북 산간지역도 도간 이동 지역이 많이 존재하는 데 비해 일년내내 고립된 섬 지역 근무자들에게 도내 이동만 허용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신안군 도서 지역의 한 공중보건의는 “섬은 야간시간대는 물론 기상 악화 등으로 여객선의 발이 묶일 경우 육지와의 거리와 상관 없이 고립되는 곳이다”며 “현실적이지 않은 근무지 이동 규정으로 일부 공중보건의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지역은 도서 지역에 공중보건의 10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도내 이동은 52곳, 도간 이동은 56곳으로 분류돼 있다.

신안=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