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강순희 연구위원 경제학 학술대회 논문

대학 졸업 뒤 실업을 경험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취업하기 힘들다는, 즉 실업의 '낙인 효과'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 강순희 선임연구위원은 9~10일 열리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를 앞두고 7일 미리 공개한 '대졸자의 실업 경험의 낙인 효과' 논문에서 실증적 검증 결과 낙인 효과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업의 낙인 효과란 사용자가 직원을 뽑을 때 다른 조건이 같더라도 미취업 경험만으로 응모자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채용을 꺼리거나, 응모자 스스로 미취업 경험 때문에 소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는 경우 등을 가리킨다.

연구는 2006년과 2007년 이뤄진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 이동경로 조사'를 자료로 삼았다.

이 조사의 모집단으로 쓰인 2004년 8월과 2005년 2월 졸업한 전국의 전문대 이상 대학 졸업자 2만여명이 얼마 동안 취업자 또는 실업자로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패널조사를 벌인 것이다.

그 결과 2005년에 취업 상태에 있던 사람 중 2006년도에도 취업해 있는 사람은 85.1%인 데 비해 2005년에 실업 상태였으나 2006년에 취업한 사람은 58.0%에 그쳤다.

또 2005년 취업자 중 2007년에도 취업해 있는 사람은 76.8%였으나 2005년 실업자였던 사람 중 2007년에 취업한 사람은 63.7%로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전년에 실업 상태에 있었다면 취업 상태였을 때에 비해 그 다음 해 미취업 기간이 3∼4개월 늘고, 전년도 미취업 개월 수가 1개월 늘면 이듬해 미취업 기간은 약 0.2개월 더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인 효과는 특히 남성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 연구위원은 "이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청년 인턴십 등 청년실업에 대한 정부 정책이 균형실업률 또는 자연실업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송영남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자리 선택 요인의 가치추정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수도권-지방 소재 대기업에 대한 선호도와 일자리에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분석했다.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실시된 조사를 비교한 결과 2006년엔 응답자의 36.5%가 50만원 이상 임금 보상을 해줘야 지방에서 일하겠다고 답한 반면 2009년엔 72.4%가 50만원 미만만 보상해줘도 일하겠다고 답했다.

송 교수는 "수도권 선호 현상이 뚜렷이 감소했다"며 "2008년 이후의 취업난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여러 일자리의 특성 중 안정성이 가장 높게 평가됐고, 이어 일자리의 비전, 근무 환경, 인지도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