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리콜(결함시정)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현재 상황이 지난 1980년대 독일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가 급발진 문제로 홍역을 앓았던 것과 유사해 사태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는 지난 1985년 출시된 대형세단 ‘5000’이 급발진 사고를 일으켜 1987년 운전자가 소송을 제기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현지의 비난 여론에 직면한 아우디의 판매량은 점차 감소세를 보였으며, 1991년에 들어서는 정점을 기록했던 1985년의 판매량 7만4000여대에 비해 83% 급감한 1만2000여대에 그치기도 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뒤늦게 사고 원인은 운전자의 조작 미숙에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사고 피해자에 대한 동정론을 막지는 못했다. 아우디는 이후 적극적으로 이미지 쇄신에 나섰으며, 지난 2000년에 이르러서야 8만여대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었다. 미국 내에서 급발진 사고로 인해 퍼진 부정적인 인상을 지워내는 데 15년이나 걸린 셈이다.


이 같은 과거의 사례를 인용, 국제 자동차 전문 리서치기관인 IHS 글로벌인사이트의 존 볼코노비츠 애널리스트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우디와 도요타의 사례에는 매우 강한 유사성이 있다”며 “도요타는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 데 최소 7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일은 어쩌면 한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우려를 입증하듯 도요타의 지난 1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월대비 16% 급감한 9만8796대를 기록, 근 10년 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이번 리콜 사태로 인해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최소 29건 이상의 소송에 직면한 상태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