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미국 · 중국) 리스크'에 이어 '소버린 리스크(정부의 채무상환 위험)'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중국의 긴축과 미국의 금융규제 여파로 충격을 받은 증시와 외환시장이 이번엔 유럽발 국가 부도 우려에 휩싸인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가운데 이른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국채의 부도 가능성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가 폭등하고 세계 각국 증시는 연쇄 폭락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49.30포인트(3.05%) 급락한 1567.12에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11월27일 '두바이 쇼크'로 75.02포인트(4.69%) 하락한 이후 최대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2.9%,1.9% 떨어졌다. 전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2% 이상 급락세를 보였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증시는 각각 5.9%,4.9% 떨어지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충격에 고용지표 악화 소식까지 겹치면서 2.61% 급락한 10,002.18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000선이 깨지기도 했다.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가치는 4일 유로당 1.3747달러로 1.2% 급등했다. 8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엔화 가치도 유로화에 대해 3% 이상 뛰었다. 달러 강세 여파로 국제유가는 5%,금값은 4.4% 폭락했다.

유럽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재정적자 문제는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2.7%(2009년 기준)에 달하고 있으며 스페인(11.4%)과 포르투갈(7%)도 유로존이 요구하는 재정적자 상한선(3%)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게다가 그리스는 노동단체들의 총파업 선언으로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졌다. 스페인이 올해와 내년 재정적자 전망치를 GDP의 9.8%와 7.5%로 상향 조정한 것도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