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인데 혈압강하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을 불편히 여겨 끊었다가 먹었다 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우선 집에서 혈압을 재봐서 약간 높을 때만 혈압약을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쩌다 잰 혈압은 전체 혈압을 대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약 복용의 1차 목적이 평균적인 혈압을 내리는 데 있기 때문이다.

혈압이 약간 높은데 운동을 열심히 하니까 혈압약을 안 먹어도 괜찮을까.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흡연 및 과음 여부,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혈관의 탄력성,혈액응고 정도 등에 따라 혈압약 복용 여부를 가늠해봐야 한다. 유명 대학교수가 처방한 약이라고 해서 한 가지만 계속 복용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 혈압의 변동,부작용 혹은 생활습관에 따른 위험인자의 변화에 따라 처방은 항상 바뀔 수 있다. 거꾸로 처음 복용한 약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체질에 맞는 약을 찾을 때까지 계속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 심한 부작용 때문에 바꾸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약을 추가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는 게 원칙이다. 본래 한 가지 약만으로 조절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감기약 등 여러가지 약과 함께 복용할 때에는 혈압약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좋다. 아침에 약 복용을 잊었다면 늦었더라도 생각나는 즉시 바로 그날 복용하고 내일 아침 다시 원래대로 먹는다.

약을 중단하면 대개 며칠 후부터 혈압이 오르기 시작하며 2주가 지나면 남아있는 혈압약의 효과는 모두 없어지므로 병원에 가는 일을 거르거나 늦추는 것은 옳지 않다.



◆도움말=권오훈 한솔병원 순환기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