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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암 탄생 100주년…다시 길을 묻다] (下) "호암은 자기 완결력이 가장 강한 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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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下) 후세에 남긴 과제는

    김용환 前 재무장관이 본 호암
    "정부에 어떤 요구도 안해"
    "이병철 회장은 한국이 배출한 기업인 중 자기 완결력이 가장 강한 인물이었어요. 시류에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뭘 해달라고 정부에 손을 벌리지도 않았죠."

    1970년대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 장관 등을 지내며 개발경제 시대의 핵심 정책을 이끌었던 김용환 전 장관(79 · 사진)은 "매우 독립적인 사고와 열정적인 기업가 정신을 지녔던 분으로 호암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말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이뤄졌다.

    ▼박정희 시대의 개발경제는 정부 주도형으로 알려져 있는데,기업인들의 역할은 어느 정도였나.

    "당시는 경제건설을 해야 민주주의의 토대를 깔 수 있고,안보의 초석도 다질 수 있다는 생각에 정부가 경제의 중심에 뛰어든 시기였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지금의 경제 구조와는 달랐다. 하지만 이병철 정주영 구자경 회장 같은 분들이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믿고 새로운 경제 건설의 전면에 서 있었고,관료 엘리트들은 이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 전반적으로 경제 발전을 위한 전 국민적 에너지가 분출되던 시대였다. "

    ▼호암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는가.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시스템 경영을 재계에 정착시킨 사람으로 기억한다. "

    ▼정주영 현대 창업회장과 비교한다면.

    "호암은 아주 치밀한 자기완결형 사업가였다. 다른 기업가에 비해 정부에 의존적이지 않았다. 자기 판단과 확신을 중시하는 스타일이어서 정부에 특별히 요구하는 것도 없었다. 반면 정주영 회장은 굉장히 저돌적이고 모험적이었다. 호암이 논리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반면 정 회장은 직관적인 경영자에 가까웠다. "

    ▼1973년 중화학공업 추진위 기획단장을 맡았었는데,당시 삼성은 정부 시책에 그다지 협력적이지 않았다. 불만이 있었을 것 같은데.

    "호암은 사업을 할 때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보고 승산이 없다면 절대 발을 들여놓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초기 삼성은 재정의 토대를 닦기 위해 소비재 사업에 치중했다. 자본재 중심의 경제 개발을 추진하던 관료들로선 못마땅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관료사회의 분위기였다. 박 대통령은 삼성의 역할과 호암의 기업가적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

    ▼지금 대기업 체제는 1970년대 경제정책의 산물인가.

    "당시 우리나라는 자원도 없고 자본도 없었다. 우리가 갖고 있던 것은 현명한 리더십과 부지런하고 머리가 깨어 있는 국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불균형 성장정책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벌이 형성됐다. 한때 대만의 중소기업 체제를 흠모하고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는 말을 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체제 속에서 한국이 이만큼 어깨를 펼 수 있는 것은 대기업의 역량이 큰 밑거름이 됐다고 본다. "

    ▼호암이 남긴 유산이 지금의 삼성 경영에 어떻게 접목돼 있다고 보는가.

    "호암과 아들인 이건희 회장의 공통점은 '넘버원'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삼성이 만드는 것은 어디에 내놓더라도 일등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게끔 노력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항상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삼성이 앞날을 걱정하며 세계시장의 흐름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것은 호암 특유의 준비경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

    ▼요즘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데 젊은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이병철 정주영 회장은 따지고 보면 벤처기업인이었다. 일자리를 찾지못하고 있는 고급 두뇌들이 삼성 현대만 찾지 말고 새로운 생각,새로운 일을 찾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국인은 세계에서 모험심과 개척정신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은가. "

    조일훈/김규원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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