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보너스 올핸 줘야죠"…기업자금 대목 불 지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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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선물 특수
저항기를 생산하는 한륙전자의 정인일 사장은 작년 이맘 때만 해도 눈앞이 캄캄했다. 월 4억~5억원이던 매출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 반년 만에 2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고민 끝에 지난해 3월 초 직원들을 모아 놓고 "이 상태로 7월까지 가면 여러분 퇴직금도 못 주니 회사 문을 닫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금을 10% 반납할 테니 폐업만은 안 된다"고 읍소하는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몰 수 없어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보기로 했다.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던 매출이 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3~4개월 뒤였다. 거래 기업들의 주문이 꾸준히 늘더니 지금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납한 임금은 진작에 되돌려줬고 지금은 '설 보너스' 지급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저항기는 전자 자동차 기계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못이나 나사만큼 많이 쓰이는 범용부품"이라며 "저항기 판매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작년 설에 경기 한파가 몰아쳤던 공단과 유통가에 '훈풍'이 불고 있다. 수도권 주요 공단의 가동률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오르고 백화점,대형마트 등은 지난해 포기했던 설 선물을 대량 구매하는 기업 등 '큰손'들이 크게 늘어 선물 특수를 누리고 있다.
2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시화공단은 지난해 1월 65.1%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이 작년 12월 83.0%로 뛰었다. 반월공단 역시 같은 기간 67.3%에서 74.2%로 올랐고 남동공단과 서울디지털단지도 60%대에서 70%대로 높아졌다.
산단공 관계자는 "주요 공단마다 입주 업체 수와 생산량,고용인원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업종에 따라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다르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한결 '따뜻한 설'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설 선물 판매도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나흘간 매출이 작년 설 시즌 같은 기간보다 12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138% 늘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각각 82%와 150% 증가했다. 최원일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이 일찌감치 설 선물 구매에 나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송태형 기자 ohyeah@hankyung.com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던 매출이 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3~4개월 뒤였다. 거래 기업들의 주문이 꾸준히 늘더니 지금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납한 임금은 진작에 되돌려줬고 지금은 '설 보너스' 지급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저항기는 전자 자동차 기계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못이나 나사만큼 많이 쓰이는 범용부품"이라며 "저항기 판매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작년 설에 경기 한파가 몰아쳤던 공단과 유통가에 '훈풍'이 불고 있다. 수도권 주요 공단의 가동률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오르고 백화점,대형마트 등은 지난해 포기했던 설 선물을 대량 구매하는 기업 등 '큰손'들이 크게 늘어 선물 특수를 누리고 있다.
2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시화공단은 지난해 1월 65.1%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이 작년 12월 83.0%로 뛰었다. 반월공단 역시 같은 기간 67.3%에서 74.2%로 올랐고 남동공단과 서울디지털단지도 60%대에서 70%대로 높아졌다.
산단공 관계자는 "주요 공단마다 입주 업체 수와 생산량,고용인원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업종에 따라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다르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한결 '따뜻한 설'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설 선물 판매도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나흘간 매출이 작년 설 시즌 같은 기간보다 12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138% 늘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각각 82%와 150% 증가했다. 최원일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이 일찌감치 설 선물 구매에 나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송태형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