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무기판매는 대중 반격 서막"<NYT>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대(對) 대만 무기 판매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힘으로 미국을 밀어붙여온 중국에 대한 반격의 서막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1인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은 세계 경제위기의 책임을 놓고 미국을 꾸짖고,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자신들 입맛대로 연출하고,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구속력있는 협정 채택을 거부하거나 이란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강화에 반대하는 등 미국에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발표된 대만에 대한 미국의 60억 달러어치 무기판매 계획은 지난 1972년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인한 이래 두 나라 사이의 가장 민감한 외교문제의 핵심을 직접 건드린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으로도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주권 문제들을 계속 건드릴 심산이라고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보고 있어 대만 에 대한 무기 판매는 올해 오바마 행정부가 베이징과의 충돌을 불사하고 작정하고 있는 여러 조치들중 첫번째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당장 무기판매 발표 당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곧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해 여름엔 오바마 대통령의 11월 방중을 앞두고 중국과 불화를 피하기 위해 이 면담을 연기했었다.

"중국은 요즘 매우 자신만만하지만 한 가지 꼭지가 도는 문제는 바로 주권에 관한 것이다.

대만이나 티베트관련 건이라면 어떤 것이든 중국을 돌게 만들 것이다"라고 뉴 아메리카 재단의 스티븐 클레몬스 외교정책 담당 국장은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에 더해 최근 중국 정부와 구글간 다툼에서도 구글 편에 서서 인터넷 자유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베이징과의 공개적인 긴장을 피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만 무기판매에 대한 중국측의 반발에 미국측은 공식적으론 이런 일로 미중관계 전반이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고위 관리들은 사적인 자리에선 무기판매 발표 시점이나 클린턴 국무장관의 이란 핵문제 관련 대중 비판 시점 모두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측에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면밀하게 계산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고위관리는 "우리가 우리의 국가안보 이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려는 조치"라고 말했고, 다른 고위관리는 "부시 행정부와 달리 우리는 임기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진행시켰다"고 말했다는 것.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에 2차례나 부하를 대신 내보내는 바람에 오바마 대통령이 원자바오 총리를 직접 만나기 위해 찾아다녀야 하는 수모를 겪었던 미국이 자신들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이제 중국을 밀어붙이려 작정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렇게 세게 나온다고 해도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등 실로 많은 문제들에서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과연 어디를 지향하고 있으며, 새로운 대중 강경 입장이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예고하는 것인지, 그리고 지난해의 유연한 접근법이 거두지 못한 성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한 더 큰 질문은 남는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국정연설에서 향후 5년간 미국의 대외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라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신문은 상기시켰다.

(서울=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