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금융위기 재발 우려감이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모두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2.44% 하락하면서 160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고, 코스닥지수도 4.03% 급락해 500선을 밑돌면서 양시장 모두 올들어 최대 하락율을 기록했다. 특히 심리적 지지대로 여겨진 코스피 1600선이 장중에 무너졌고 코스닥 500선은 결국 회복하지 못한채 장을 마쳤다.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중 최고치 경신을 예상했던 지난 주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자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비관론으로 기울고 있다. 이날 주요 증권사들은 불과 2~3일전에 1600~1630선을 전망했던 것과 다르게 코스피 지지선을 1500~1600 수준으로 낮춰서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은 현 장세가 미국· 중국발 악재라는 심리적 요인에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수여력 약화라는 수급 요인까지 겹쳐 쉽게 상승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코스피 지지대를 1500~1530선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의 신용리스크 부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1분기 코스피 지수 하단을 1500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금융규제안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경우 외국인이 추가로 매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2월 증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코스피 1530~1680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우, 키움, HMC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대부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지수가 더 떨어지더라도 일단 1550 부근에서는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나 미국에서 유발된 악재가 장기적으로 시장을 억누를 수 있지만 우리 시장의 기초체력은 견실하기 때문에 코스피 1550선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가 미국의 금융규제안과 중국의 긴축정책, 그리스 문제 등 부정적 요인으로 많이 떨어졌지만 펀더멘탈은 여전히 좋아지고 있어 2월중 코스피는 1550~170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오히려 IT와 자동차 등 대형주의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 상승 원동력이었던 경기 회복세가 최근 둔화되면서 추세적인 상승은 어렵겠지만 지난해 11월 '두바이 쇼크' 당시 저점인 1550선에서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대신, 신영,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승 추세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1600선을 단기 저점으로 전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1600선을 위협했지만 펀더멘털 우려가 크지 않아 추가 하락가능성은 낮으며 2월 중에는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중국 정부의 긴축 선회와 위안화 절상 압력이 높아질 3, 4월엔 국내 증시가 본격 조정장세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금융규제나 중국의 긴축 등 정책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시장이 과잉반응 하면서 크게 밀렸지만 1600선 이하로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에 휩쓸린 공격적인 투매는 자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