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방송국 폐쇄로 촉발된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5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케이블 방송 RCTV 폐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시위에 참여한 17세 고등학생이 숨지고 경찰관 9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곤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자정을 기해 이뤄진 이번 방송 폐쇄 조치는 RCTV 측이 지지자들의 충성을 호소한 차베스 대통령의 연설 보도를 거부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차베스 성향의 RCTV는 원래 지상파 방송이었다가 2007년 베네수엘라 정부가 신규 방송 허가를 거부하면서 케이블로 전환됐다. 차베스 정부 인사들은 2002년 발생한 반차베스 쿠데타 당시 RCTV가 앞장섰다고 비난해왔다.

이런 가운데 차베스 대통령의 최측근인 라몬 카리살레스 부통령 겸 국방장관이 이날 물러났다. 카리살레스의 부인이자 환경장관인 유비리 오르테가도 동반 사임했다. 카리살레스 부통령은 "완전히 개인적인 이유"라며 차베스 대통령과의 불화 때문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일축했다. 지난주부터 베네수엘라 정가에는 그가 차베스와 관계가 악화되면서 조만간 사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