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형 은행에 대한 과세 문제를 두고 자신의 친구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과 상반된 입장을 피력했다.

게이츠 회장은 25일 ABC방송 ‘굿모닝아메리카’에 출연,“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은행세 도입에 찬성한다”며 “지금까지 버핏의 의견에 99% 동의해 왔지만 이번에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버핏은 자신에게 위대한 친구지만 이번에 드물게 서로 다른 의견을 갖게 됐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앞서 버핏 회장은 20일 CNBC에 나와 “은행뿐 아니라 미 자동차업체를 구제하는 데 납세자 돈을 쓰고 대형 금융사에 징벌적인 세금을 물려 이를 보전하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대형 은행들은 이미 이자까지 보태 구제금융 자금을 상환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는 벅셔해서웨이가 웰스파고,뱅크어브아메리카(BOA),골드만삭스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라는 점에서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이츠 회장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나치게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교육 등 장기 과제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미국의 재정 상태가 지나칠 정도로 균형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재정 균형을 이루기 위한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그는 “세제와 재정지출 정책의 변화 없이는 재정균형을 이루기 어렵다”며 “세금은 더 거두고 연금 등 각종 재정지원 혜택은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