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걸레질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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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렇게 하면 창업 반드시 실패한다'는 책을 써보라고 권했다. 성공 스토리는 많은데 실패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유보다 반대가 더 커 책 출판은 물 건너갔다. 한 출판업자는 실패라는 말이 들어가면 무조건 안 팔린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은 진실과 리스크 방지보다는 꿈과 희망을 사고 싶어하기 때문에 성공,승리,백만장자 같은 낙관적인 단어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컨설팅을 하면서 사람들이 성공 스토리에 얼마나 열광하는지 잘 안다. 컨설턴트인 나 역시 극적인 성공 스토리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무엇을 얼마나 성공했는가보다는 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이 더 궁금하다. 몇 시에 일어나는지,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는지,일상의 크고 작은 유혹을 어떻게 관리하며 사업에 집중하는지,일이 안 풀릴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A씨는 초미니 점포에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종업원도 달랑 3명이다. 그 효율과 규모에 환호한 사업가들이 동업을 권하며 유혹하는 행렬이 끝이 없을 정도다. 그들은 A씨의 모델을 복사하기만 하면 다른 점포도 그만큼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씨가 10년이 넘도록 한자리에서 어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대해 왔는지,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매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열고,왜 음식점 바닥을 밀대걸레가 아닌 손으로 닦는지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대기업 출신 B씨는 창업 전 무척 불안해했지만 다행히 입지,업종 선정이 모두 잘돼 첫달부터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1억원이 조금 넘는 돈을 투자했는데 월 5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장사가 잘되자 주방직원들이 힘들어졌다. 그들은 제대로 식사하고 쉴 시간도 없이 일해야 했지만 B씨는 그들에게 간식을 챙겨주기는커녕 오히려 식재료 손실률이 예상보다 크다면서 그들이 식재료를 훔쳐가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 고객을 차별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지만 매장에 손님이 꽉 찬 시간 값싼 음식을 시키고 테이블을 차지한 고객에게는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1년 후 그 음식점이 어떻게 됐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톰 크루즈 주연의 '바닐라스카이'는 인상 깊게 본 영화 중 하나다. 129명의 여자들에게 프러포즈를 받을 만큼 완벽한 조건을 갖춘 남자 주인공의 인생은 어떤 일로 인해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 영화 말미에 주인공은 이런 말을 듣는다. "모든 중대한 결과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사소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이런 대사도 나온다. "인간에게는 매순간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 우리는 일상에서 사소한 것 하나를 바꿈으로써 미래에 어떤 열매를 거둘지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성공은 일상에서 겨자씨 하나를 심는 것과 같다. 그 씨앗은 시간과 함께 자라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매순간 우리는 성공 혹은 실패의 씨앗을 뿌린다. 성공한 영웅들의 성과보다는 일상이 더 궁금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 경 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okceo@changupok.com
컨설팅을 하면서 사람들이 성공 스토리에 얼마나 열광하는지 잘 안다. 컨설턴트인 나 역시 극적인 성공 스토리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무엇을 얼마나 성공했는가보다는 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이 더 궁금하다. 몇 시에 일어나는지,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는지,일상의 크고 작은 유혹을 어떻게 관리하며 사업에 집중하는지,일이 안 풀릴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A씨는 초미니 점포에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종업원도 달랑 3명이다. 그 효율과 규모에 환호한 사업가들이 동업을 권하며 유혹하는 행렬이 끝이 없을 정도다. 그들은 A씨의 모델을 복사하기만 하면 다른 점포도 그만큼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씨가 10년이 넘도록 한자리에서 어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대해 왔는지,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매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열고,왜 음식점 바닥을 밀대걸레가 아닌 손으로 닦는지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대기업 출신 B씨는 창업 전 무척 불안해했지만 다행히 입지,업종 선정이 모두 잘돼 첫달부터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1억원이 조금 넘는 돈을 투자했는데 월 5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장사가 잘되자 주방직원들이 힘들어졌다. 그들은 제대로 식사하고 쉴 시간도 없이 일해야 했지만 B씨는 그들에게 간식을 챙겨주기는커녕 오히려 식재료 손실률이 예상보다 크다면서 그들이 식재료를 훔쳐가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 고객을 차별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지만 매장에 손님이 꽉 찬 시간 값싼 음식을 시키고 테이블을 차지한 고객에게는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1년 후 그 음식점이 어떻게 됐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톰 크루즈 주연의 '바닐라스카이'는 인상 깊게 본 영화 중 하나다. 129명의 여자들에게 프러포즈를 받을 만큼 완벽한 조건을 갖춘 남자 주인공의 인생은 어떤 일로 인해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 영화 말미에 주인공은 이런 말을 듣는다. "모든 중대한 결과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사소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이런 대사도 나온다. "인간에게는 매순간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 우리는 일상에서 사소한 것 하나를 바꿈으로써 미래에 어떤 열매를 거둘지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성공은 일상에서 겨자씨 하나를 심는 것과 같다. 그 씨앗은 시간과 함께 자라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매순간 우리는 성공 혹은 실패의 씨앗을 뿌린다. 성공한 영웅들의 성과보다는 일상이 더 궁금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 경 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okceo@changup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