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장난감차 레이싱이지만 스릴은 F1 못지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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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RC카 동호회 '후지와라 두부점'
온라인 게임회사 엔씨소프트에는 어린 시절 장난감 자동차의 추억을 아직도 간직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일반인들은 쉽게 접하기 힘든 RC카(Radio Control Car · 무선 조종 자동차) 동호회 '후지와라 두부점'이다. 2007년 10월 결성된 '후지와라 두부점'은 현재 총 21명의 RC카 마니아들이 모여 RC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RC카의 매력을 함께 즐기고 있다. 단지 '무선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수준이 아닌 성능이나 외형에서 실제 자동차를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해 축소시켜 놓은 모형 자동자를 직접 조립하고 다루는 점에서 꽤 전문성을 갖춘 동호회다.
초등학교 시절 미니카를 가지고 놀던 것으로 시작해 중학교 때 RC카의 매력에 빠졌으나 고교 진학 이후 10년간 손을 놓고 지내던 필자와 일본에서 오래 생활하며 현지에서 RC카를 취미로 즐기던 이현수 차장(신사업기획팀)이 만나 서로 RC카에 대해 이야기하고 관심사를 공유하다 결국 동호회를 설립하게 됐다.
독특한 동호회 이름 '후지와라 두부점'은 다운힐(언덕길을 아래로 질주하는 경기) 카레이서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유명 만화 '이니셜D'에 나오는 주인공이 일하는 가게 이름이다. 만화 '이니셜D'에서 나오는 자동차 컨셉트와 초기 동호회가 다루는 RC카의 컨셉트가 같아 동호회명을 '후지와라 두부점'으로 지었다.
흔치 않은 분야의 동호회인 만큼 초기에 어려운 점도 많았다. 회사에서 동호회로 인정받아 지원을 받기 위해 한 달 넘게 동호회 운영 계획서를 작성하기도 했고,전문가가 없다 보니 초창기에는 동호회 조립 자동차가 운전미숙으로 부서져 버린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동호회원 대부분이 차량을 직접 조립하는 것은 물론 정기 점검과 유지 · 보수까지 척척 해낸다. 회원들이 서로 옹기종기 모여 함께 차량을 직접 정비하고 꾸미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평범하지 않은 취미생활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후지와라 두부점'이 가진 장점이다. 또한 이렇게 직접 관리하는 RC카의 리모컨을 쥐고 손끝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차량을 무선으로 조종하는 것이 또 다른 RC카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비록 고가 장비의 유지 · 보수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동호회 운영 예산이 빠듯해 회식을 자주 할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동호회원들은 그 아쉬움을 정기적으로 올림픽공원 등 RC카 서킷(차량 경주 트랙)을 찾아 RC카 레이싱을 즐기며 털어낸다. 작년 가을 사내 자선 바자 때는 동호회 차량들이 바자 깃발을 달고 회사 로비와 정문 앞에서 자선 바자를 홍보했는데,좁은 공간에서 현란한 드리프트(방향 전환을 위해 차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와 레이싱을 선보여 사내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후지와라 두부점'은 앞으로 단순히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동호회에서 벗어나 각종 아마추어 RC카 대회에 출전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동호회의 자동차들이 RC카 대회에서 신나게 달릴 그날을 위해 '후지와라 두부점'의 RC카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더해갈 것이다.
/이경수 '후지와라 두부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