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조사한 '제5회 대한민국 경제 행복지수(Economic Happiness Index)'에선 지수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역별 편차는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대와 50대에 비해 20대와 30대 등 젊은층이 미래에 대해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만족감 상승

경제 행복지수는 1회 조사(2007년 12월) 때 39.9에서 2회(2008년 6월) 34.8,3회(2008년 12월) 33.6으로 하락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으로 불안감이 커진 여파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실시한 4회 조사에서 38.6,이번 조사에서 42.5로 2회 연속 높아졌다. 일자리와 소득 등의 경제적 안정,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경제적 우위,자산 등 생활수준 향상을 나타내는 경제적 발전 등 세부항목의 수치가 모두 상승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5%에 이르고 일자리도 20만개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 발표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회복·소득향상 기대에 '껑충'
◆지역별 연령별 편차 커

강원과 제주의 경제 행복지수가 크게 높아졌다. 4회 조사와 비교해 강원은 33.6에서 49.1,제주는 32.2에서 46.4로 높아졌다. 강원과 제주는 전체 16개 지역 순위에서 4회 조사 때 각각 13위와 15위에서 이번 조사에선 1위와 2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해외여행이 감소한 반면 국내여행이 늘어나면서 국내 대표 관광지역의 경제 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번 조사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서울과 경기가 이번 조사에선 각각 8위와 14위로 미끄러졌다. 지수 자체도 서울은 45.7에서 43.4,경기는 45.6에서 37.1로 떨어졌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최근 들어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가격 오름세가 주춤해지면서 이 지역의 경제 행복지수가 내려갔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소득향상 기대에 '껑충'
연령대별로 봤을 때 20대와 30대가 각각 49.9와 46.8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특히 30대의 상승폭은 6.1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소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 미래 경제적 행복 예측에 있어서도 20대가 166(최고점은 200)으로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 봤을 때는 자영업자의 사정이 여전히 안 좋은 것이 눈에 띈다. 자영업자의 경제 행복지수는 34.6으로 직업별 최하위였으며 4회 조사에 비해서도 지수가 높아지지 않았다. 직업의 안정성이 높은 공무원은 지수가 54.8로 다른 직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만족감이 높았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강원에 거주하는 대졸 이상 학력의 20대 독신 남성'으로 추정됐다.

◆"일자리가 가장 중요"

'체감경기가 회복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7.1%는 '아니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응답은 12.9%에 불과했다.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부족(31.7%)이었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국내 일자리가 7만개가량 감소한 데다 올해 정부의 경기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고용 없는 성장'이 우려될 정도로 신규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임금소득 감소(24.6%),가계빚 증가(23.4%),자산가치 하락(15.3%)도 체감경기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박준동/주용석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