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보통 골퍼는 쓰지도 않는 2번 아이언을 사용해 버디를 했다고요. "

'골프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한국계 위성미(미셸 위),김초롱(크리스티나 김) 등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소속 프로 골퍼들에게 2번 아이언으로 버디를 한 사실을 자랑삼아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대표팀 대항전인 '솔하임컵'을 승리로 이끌었던 12명의 골퍼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작년 말 하와이 휴가 중 골프를 치면서 취임 후 첫 버디를 보통 골퍼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2번 아이언으로 했다고 전한 것이다. 폴라 크리머는 "우리 모두는 '와우'라고 탄성을 올렸다"며 "대통령이 골프백에 2번 아이언을 갖고 다닌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하와이의 명문 푸나후 사립학교 동문인 미셸 위는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서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목에 하와이식으로 레이(화환)를 걸어준 뒤 하와이식 손인사인 '샤카(shaka)'를 교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답례로 자신이 키우고 있는 강아지 '보'가 레이를 걸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미셸 위에게 줬다. 반면 입담이 좋은 크리스티나 김은 이날 백악관 분위기에 압도돼 거의 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여자 골퍼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왼손잡이용 퍼터를 선물하면서 핸디캡을 5타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