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성공 전략 '인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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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업매거진입니다.
지난 11일 세정시 수정안이 발표된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만든다는 정부안을 두고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요, 오늘은 김지예 기자와 함께 세종시의 성공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기자, 세종시 성공의 열쇠는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기자]
세종시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재 확보입니다.
손영옥 앵커는 삼성전자가 많고 많은 지역 가운데 왜 기흥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LG디스플레이가 파주에 LCD 산업단지를 만들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바로 서울에서의 출퇴근 거리 때문입니다.
세종시 발표 이후에 기자가 대기업 전략기획부문이나 인사부문쪽 당당자들을 만나보았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통상 대기업들은 설비 이전이나 신규 투자를 위해 공장 부지를 마련할 때 자체적으로 서베이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취업 준비생이나, 구직자 혹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장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다면 출퇴근을 할 의향이 있는 지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 결과 삼성과 LG는 기흥과 파주를 서울에서 출퇴근 할 수 있는 한계선으로 본 것것이구요.
이 정도의 거리에 있을 때 유능한 인재를 충분히 확보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대규모 생산단지를 조성한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기흥공장과 LG디스플레이의 산업단지에는 현재 어느 정도의 인원이 근무를 하고 있으며, 거주지는 보통 어디인가요?
[기자]
현재 파악된 바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기흥과 화성에 대략 3만명 정도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상당수 미혼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구요.
맞벌이하는 사람들의 경우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고속도로진입이 용이한 분당, 양재나 송파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는 대략 1만명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역시 인근 기숙사형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구요.
나머지는 파주와 일산등 지근거리에서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통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기흥이나 파주는 경기도 내에 있지만, 세종시는 충청도이다보니 아무래도 인재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얼마전 발표된 자료를 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이 세종시로 입주하면 퇴사나 이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인데요.
세종시가 허울 뿐인 교육과학 경제도시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야 하는데, 사실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출퇴근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부 부처 관계자들 조차도 만약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했다면, 국회 한번 오가면 하루가 끝날 것이라고 말하는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정부는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고, 도심 어디서나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게 세종시의 교통망을 짜겠다고 밝혔지만.
교통 대책이 우수한 인재를 유인하는 충분한 인센티브는 아닐 것 같구요.
세종시 내에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많이 들어서고, 그곳에서 배출하는 인재를 사용할 수 있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고려대학교와 카이스트가 세종시에 입주를 확정했는데요.
고려대는 바이오사이언스와 녹색융합기술 학문 분야의 연구소와 대학원 신설을 골자로 하는 '세종시연구캠퍼스'를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6천억원을 투자해 신약개발연구소, 바이오사이언스 대학원 등을 세울 예정입니다.
카이스트도 세종시의 100만㎡ 부지에 생명과학기술대학 등을 이전할 계획입니다.
서울대 캠퍼스 유치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데요.
세종시에는 고려대와 카이스트 외에 대학 1곳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부지가 남아있는습니다.
서울대는 이 부지에 학부를 포함한 신설학과 중심으로 별도의 캠퍼스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들이 세종시에 들어오게 되면 그만큼 인재 확보가 수월해지고 따라서 삼성과 한화 등의 대기업도 세종시 입주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앵커]
사실 세종시 수정안 발표가 나온 이후 대기업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거센데요.
김지예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기업들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 단지 저렴한 원형지 공급이나 세 감면 뿐만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과 대학에 토지를 원형지 형태로 3.3㎡당 36만~40만원에 공급하고 세제·재정 지원을 약속했는데요.
평균 조성원가의 6분의 1 가격으로 땅을 공급하고 각종 세제·재정 혜택을 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로 인혜 특혜 논란이 일고있고, 마치 저렴한 토지 공급과 세제 혜택으로 대기업들이 세종시 입주를 결정한 듯한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지역은 세종시가 처음이 아닙니다.
세종시처럼 파격적이진 않지만 혁신도시나 기업도시도 세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데요.
최근의 사례를 보면, 설비투자자금의 일정액을 세금에서 빼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는 오는 12월 말까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한해 1년간 추가 연장되구요.
수도권 기업이 지방 낙후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소득세와 법인세가 7년간 면제되는 등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위해 많은 지원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세종시 오는 이유는 세종시에 산·학·연 클러스터가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우수한 인재를 가까운 곳에서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 것이죠.
[앵커]
세종시에 산·학·연 클러스터가 들어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모습을 잠깐 볼수 있을까요?
[기자]
네. 지금 나오는 조감도는 정부가 밝힌 세종시의 미래 모습입니다.
세종시 수정안은 원형으로 도시의 기능을 배치�g는데요.
행정부처가 들어설 중앙행정 지구와 주변이 과학·연구·국제교류 지구로 변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들어서구요.
과학·연구·국제교류 지구 옆 동쪽에는 첨단·녹색산업 지구가 들어서, 삼성과 한화, 웅진, 롯데가 투자를 확정했습니다.
외국 기업으로는 오스트리아 태양광업체인 SSF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세종시 남쪽 대학 연구 지구는 면적이 원안보다 2배나 넓어졌는데요.
말씀드렸듯이 고려대와 카이스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세종시를 기업과 연구소가 협력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인데, 외국의 경우도 세종시와 같은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에 외국 성공사례를 많이 참고했다고 합니다.
세종시 모델로 꼽히는 독일 드레스덴이 그 예인데요.
현재 인구 50만여 명의 드레스덴에는 독일 최대 기술대학 중 하나인 드레스덴공대를 비롯해 10개 대학, 3개의 막스플랑크연구소, 10개의 프라운호퍼연구소, 5개의 라이프니츠연구소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있습니다.
연구인력만 1만5천명이 넘구요.
이러한 연구능력에다 독일 정부와 작센주의 기업유치 노력에 힘입어 드레스덴에는 폭스바겐, 지멘스뿐 아니라 AMD, 인피니온 등 반도체기업이 대거 입주했습니다.
현재 1천200여개 기업이 4만2천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혁신클러스터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도 성공사례입니다.
IBM, 노텔네트웍스, 시스코, 머크, GSK 등 세계적인 IT, BT 기업 170여 곳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듀크대 등 종합대학과 2년제 단과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이 한곳에 모여 실리콘밸리, 보스턴의 루트128 이상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센테니얼 캠퍼스의 제임스 오블링거 박사는 "RTP에서는 '대학 없는 기업'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활발한 산학연 연구에 대해 스티븐 테일러 뉴욕주립대 교수는 "지역 명문대는 고급 두뇌를 제공하고 기업은 이익을 다시 교육 및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주정부와 카운티, 시정부는 후원자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두뇌 유출을 막는 동시에 지역경제 발전에도 한몫할 수 있도록 해 오늘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도시는 세종시의 미래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봅니다.
[앵커]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이를 통해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가족 모두가 생활의 터전인 서울을 떠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거래소 본사는 부산에 있지만, 직원 가족들이 모두 부산으로 이사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기러기 아빠들이 대부분인데요.
부산에는 서울과 같은 교육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한국과 같이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에서 자녀들의 학업을 위해 명문학교와 학원이 모여있는 서울을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죠.
따라서 세종시가 기러기 아빠들이 모인 도시가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하는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중·고등학교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종시 수정안을 보면 이러한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요.
정부는 세종시를 교육과학 특화 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수고교를 설립하거나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이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 2012년 이전에 자율형 사립고를 세우고, 20곳 안팎의 공립고 가운데 1~2개 학교를 자율형·기숙형고로 지정해 운영할 방침입니다.
외고, 과학고, 예술고 등 특목고를 설립하고 세종시에 들어오는 기업 수요와 연계해 기술 명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의 필요성을 검토한 뒤 설립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우수한 교육 인프라과 주요 대학들, 그리고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세종시도 독일의 드레스덴과 같은 도시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을 요약하면 결국 세종시 성공의 관건은 인재 확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포스코가 입주해있는 포항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1970년대초까지 보잘것 없는 어촌이었던 포항에 포스코가 들어서고, 여기에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인 포스텍과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광양에 유치원과 초·중·고교 12개를 둔 포스코교육재단 등이 적극적인 첨단과학 인프라 투자와 인재양성에 나서면서 포항 발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포항이 기업과 도시의 상생 협력으로 경북 최대의 교육 도시로 자리잡은 점은 세종시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우수한 인재가 없는 세종시는 말 뿐인 도시가 될 것입니다.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조성해 자녀들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근처의 명문대들은 이들 인재를 흡수해야 합니다.
대기업들은 고급 인력을 사용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고, 기업은 그 이익을 지역사회와 교육 등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때 세종시는 진정한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형지 제공이나 세제 혜택 보다는, 일할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인재를 유치하는 것이 세종시 성공의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김지예 기자와 함께 세종시의 성공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