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경영전략] 신시장 개척·신사업 발굴…'死卽生 각오'로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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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승자독식 시대 열 것"
반도체·LCD 8조5천억 투자
●현대차…"글로벌 540만대 판매"
친환경 제철소 완성 눈앞
●LG…28% 늘어난 15조 투자
미래 신사업 준비 원년
반도체·LCD 8조5천억 투자
●현대차…"글로벌 540만대 판매"
친환경 제철소 완성 눈앞
●LG…28% 늘어난 15조 투자
미래 신사업 준비 원년
'새 역사 창조의 해'(현대자동차그룹),'미래 준비의 원년(LG그룹)','파부침주(破釜沈舟 ·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솥단지를 깨고 배를 침몰시킨다,SK그룹)','극기상진(克己常進 · 자신을 이기고 항상 앞으로 나아간다,한화그룹)','승풍파랑'(乘風破浪 ·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현대그룹)….
경인년을 맞아 새해의 포부를 다짐하는 기업들의 기세가 사뭇 매섭다. 최악의 글로벌 경기 침체를 무색하게 하듯,지난해 세계시장 곳곳에서 파죽지세의 승전보를 전한 여세를 몰아 올해 역시 공격적인 경영을 한층 강화할 태세다.
주요 기업이 내놓은 '2010 경영전략'을 비롯해 최고경영자들이 신년사 등을 통해 내비친 경영 화두를 관통하는 트렌드는 한마디로 '사생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 확대를 통해 매출과 수주를 늘리는 한편 러시아 브라질 아프리카 등 해외 신시장 개척,신 · 재생에너지,바이오,헬스 같은 신사업 발굴 등 어느 때보다 공세적인 전략들이 담겨 있다.
◆공격 경영 본격 시동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전자의 메모리 반도체와 LCD 부문에만 최소 8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지난해보다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6일 'CES 2010' 개막을 앞두고 한국 취재진과 만나 승자 독식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새해 출사표를 거듭 강조했다. 최 사장은 "올해 CES에 금융위기 여파로 참가하지 않은 회사들도 있지만 삼성은 오히려 출품 규모를 늘렸다"면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말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 · 기아차가 올해 세계 시장에서 540만대를 판매,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를 세웠다. 이를 위해 러시아 브라질 등에도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현대가(家)의 꿈이었던 일관제철 사업도 본격화한다. 현대제철은 새해 벽두인 지난 5일 당진제철소 고로에 첫 불씨를 넣는 화입식을 갖고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철소 완성을 눈앞에 뒀다.
LG그룹은 올해 투자액을 사상 최대인 15조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11조7000억원)보다 28%가량 늘린 규모다. 올해 매출 목표도 지난해(125조원)보다 8% 늘어난 135조원으로 잡았다. 특히 5~10년 후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지난해보다 23% 많은 3조7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시설투자액도 30% 늘어난 11조3000억원을 집행,처음으로 10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주요 투자처는 LCD 패널 · 유리기판,LED칩,스마트 TV,신 · 재생에너지,바이오 시밀러(복제약) 개발 등이다.
SK그룹은 중국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상반기 내 중국 총괄법인을 설립,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비즈니스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R&D 기능을 대폭 강화,R&D 종합연구소인 테크이노베이션센터(TIC)도 설립했다.
한화그룹은 미래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태양전지,바이오 시밀러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그룹의 해외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불퇴전의 각오로 한 해를 시작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두산은 해외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러시아,남미 등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지난해 50% 수준에서 올해 60%로 늘릴 예정이다. 두산은 또 10년 뒤인 2020년에는 글로벌 200대 기업에 진입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는 인수 · 합병(M&A)을 포함한 국내외 투자에 최대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작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하이닉스도 작년(1조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조3000억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 등 북방 지역에서 에너지,신항만,물류단지,사회간접자본(SOC) 등의 신규 사업을 적극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STX는 창업 10년째를 맞는 올해를 대약진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는 해운 · 조선 · 기계 사업의 안정 성장과 플랜트 · 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 확대에 핵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내부 혁신에도 박차
포스코는 올해의 슬로건을 창조적 혁신을 뜻하는 '포스코 3.0 시대'로 명명했다. 제철보국(製鐵輔國),성공적 민영 기업 등 기존의 가치를 계속 발전시키는 한편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해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는 100점 기업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이를 위해 "사업영역을 진화시키고 활동무대를 확대해 업무 추진 방법의 혁신을 이루자"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내부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악화한 조선 시황을 극복하고 종합 중공업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켜 나가기 위해 플랜트 등 비조선 분야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또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 지역 육상 플랜트 수주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향후 석유를 대체할 천연가스 생산 투자 증대에 맞춰 해상 플랜트 부문 수주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정제마진 축소에 대응,경영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회사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 ·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