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게임이라고 하면 흔히 레이싱게임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자동차 게임들이 속속 나온다. 짜릿한 속도경쟁이 아니라 자동차가 전투병기로 등장하기도 하고 놀이공원에 있는 범퍼카처럼 충돌을 하며 승부를 가리는 이색적인 게임들이다. '자동차=레이싱게임'이라는 등식을 버리고 색다른 자동차 게임의 묘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스틸독'과 조이맥스의 '범피크래쉬'가 주인공들이다.

◆차량 액션게임 '스틸독'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드 '전격Z작전'을 연상케 하는 온라인게임이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처럼 다양한 능력을 가진 메카닉 차량들이 게임에 나온다. 미사일 등을 발사하는 것은 물론 상대 차량을 박치기로 무력하게 만드는 전투 게임이다. 다양한 특징을 가진 무기를 활용해 차량끼리 싸우는 게임이어서 레이싱 특유의 빠른 속도감과 거친 액션성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다양한 전투 차량으로 맵(경기장)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상대 차량을 격파하게 된다. 한 맵에서 3명이 한 편이 돼 대전을 펼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속도를 내는 레이싱은 차량을 움직이는 요소에 불과하다. 게임 승부와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 게임은 저연령층들도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일반 레이싱게임에 비해 조작법이 다소 어렵다는 평가다. 차량에 물리엔진을 적용,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했다. 왼쪽으로 움직이려면 왼쪽 버튼만 누르면 안 되고 앞이나 뒤로 차량이 움직이도록 동시에 버튼 조작을 해야 한다. 일부 콘솔 레이싱게임들과 엇비슷한 조작법이다.

미래 사회의 익스트림 차량 스포츠라는 배경 스토리에 맞게 단계별 싱글플레이와 다양한 협동 모드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깔끔한 그래픽도 눈에 띈다.

작년 11월 말 부산에서 열렸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플레이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7월께 비공개시범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숨막히는 대전의 재미와 함께 다채로우면서도 흥미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차량 박치기 게임 '범피크래쉬'

놀이공원에 있는 범퍼카의 짜릿한 액션을 구현한 온라인게임이다. 13일 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혼잡한 놀이공원에서 범퍼카를 타려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기 일쑤고 키 작은 어린이나 임산부는 그나마 탈 기회도 없다. 하지만 범퍼카 놀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게임으로 언제 어디서나 대리만족을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범퍼카처럼 박치기로 격돌하는 게임이다. 놀이공원의 범퍼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범피크래쉬에 등장하는 범피(탈 것)와 운전자들은 불,얼음,번개,암흑의 속성을 각각 갖고 있는데 이런 속성들은 각기 개성 있는 스킬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정신없이 박치기에만 몰두해서는 안 되고 늘 어떤 스킬을 쓸지 상대방과 심리전을 펼쳐야 한다.

이 게임의 배경은 오토랜드다. 인간과 동물,요정,마계 등의 여러 종족들이 살아가는 판타지 세계다. 범피끼리 서로 박치기해 승부를 겨루는 '범피크래쉬 베틀'에서 챔피언이 되는 것이 목표다. 게임방식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서바이벌 모드,팀워크를 발휘해 보스를 지켜야 하는 보스전,게임 아이템인 별을 상대방에게서 빼앗으면 이기는 별전쟁 모드 등이 있다.

게임 맵도 다채롭다.

콩닥콩닥 당근열차 맵은 광활하고 황량하다. 하지만 때로 아군이 되었다가 적군이 되기도 하는 열차가 갑작스레 사방에서 튀어나오므로 조심해야 한다. 전투 도중에 범피가 선로에 있을 경우는 열차가 모두 지나갈 때까지 데미지를 입게 된다. 문어와 왕거북이섬 맵도 특이하다. 문어와 부딪히면 모니터에 먹물을 뿌려 일시적으로 화면이 보이지 않게 되고 거북이와 충돌하면 적잖은 데미지를 입게 된다. 범피와 콩나무 맵에서는 하늘 위 구름에서 펼치는 지상전이 가능하지만 땅으로 추락할 위험도 있다.

이 게임은 일반 캐주얼게임과 달리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다. 평온한 분위기의 마을을 연상시키는 '범피 광장'에서 각종 대회나 미니 게임이 열리는데 이곳에서 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적인 요소를 체험할 수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