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까딱 잘못하면 삼성도 10년전 구멍가게가 될 수 있다”며 “세계에서 자기 위치를 쥐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 온가족을 대동해 현지시각으로 9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건희 전 회장 일가가 모두 함께 공식행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전 회장은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으며 “일본은 겁은 안나지만 신경은 써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일본 전자업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앞섰으니 한번 앞선 것은 뒤쫓아오기 힘들다”고 말하고 그러나 “일본 큰 전자회사 10개보다 삼성전자가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있어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영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고 일축했으며 자녀들의 경영수업에 대해서도 “아직 더 배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건희 전 회장은 당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 전현직 IOC 위원들을 초청하는 등 본격적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일부 IOC 위원들이 부담을 느껴 공식적인 초청은 취소했습니다. 대신 전혁직 IOC 위원 3명과 만찬을 같이 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이번에 열흘, 그리고 한국에 갔다가 다시 와서 2주를 머물 계획이다”며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나타냈습니다. 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며 “국민, 정부 다 힘을 합쳐서 한쪽으로 보고 열심히 뛰는 길 밖에 없다”고 국민적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변방의 조그만 전자업체였던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이끌고 샌드위치론 등 우리 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졌던 이건희 전 회장은 우리 사회에 던지고 싶은 화두가 있냐는 질문에는 “각 분야가 정신을 좀 차려라”고 말하고 구체적인 예를 묻는 질문에는 “상상에 맡긴다”고 답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