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의 한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각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자칫 방심한 사이에 방역망에 구멍이 뚫려 구제역이 유입되기라도 하면 지역의 축산농가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저마다 특별방역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별방역상황실 가동 = 경기도는 서장원 포천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방역대책본부(4개 반 10명)를 포천시청에 설치하고 구제역 발생농가에는 현장통제본부(4개 반 12명)를 가동했다.

인천시는 가축방역상황실, 광주시는 5개 반 16명으로 구성된 구제역 특별방역대책반을 각각 구성했다.

제주도는 동물위생시험소와 행정시 등에 특별방역대책 상황실을 꾸렸다.

전북도는 도청과 14개 시·군청에 비상대책상황실을 세우고, 방역과 관련된 모든 기관에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

충남 홍성군 역시 올해 위촉된 공수의사 8명과 방역요원 4명, 군 가축방역관 3명, 개업수의사 등을 총동원해 구제역 비상대책상황실 가동에 들어갔다.

강원도는 도와 가축위생시험소, 18개 시·군에 특별대책본부를 설치, 가동했다.

부산시는 농축산유통과와 축산물위생검사소, 그리고 가축사육농가가 많은 강서구와 기장군에 방역상황실을 설치해 상황이 끝날 때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울산시도 방역대책본부 체제를 구축했으며, 경남도도 농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상황 종료 때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예찰활동과 소독강화 = 경기 포천시청에 설치된 방역대책본부는 가축 이동을 막고자 구제역 발생 농가로부터 10㎞ 이내에 모두 13개의 이동통제소를 세우고 경찰과 공무원 등 40여 명을 배치해 차량과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또 통제소와 축사 주변, 축사 입구 등을 중심으로 8일 하루에만 모두 9t의 생석회를 살포해 질병 확산을 막기로 했다.

나아가 추가 감염이 확인되면 이동통제소를 추가 설치하고, 발생지역 20㎞ 이내 축산농가까지 예찰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방역비 1억5천만 원을 일선 구.군 방역부서에 긴급 배정하고 예찰 요원 96명을 편성, 축산농가에 대한 예찰 활동을 펼쳤다.

아울러 축산농가에 외부차량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소독 차량 5대와 소독 장비 20대를 이용해 매일 1차례 이상 차단방역을 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경기 포천 지역 농가와 함께 같은 회사에 우유를 납품하는 철원군 6개 농가 649마리의 젖소에 대해 긴급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철원으로 들어오는 국도와 지방도로 4개소에 출입통제 초소를 설치했다.

전북도는 시·군에 마련한 318개의 방제 단을 통해 모든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집중소독에 나섰다.

또 예찰요원 300여 명에게 사육농가를 돌며 임상 예찰을 하도록 했다.

지난 2000년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축산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받았던 홍성군도 각 축산농가의 축사 출입자와 차량을 대상으로 방역과 전염병 예찰 활동에 나섰다.

홍성군은 시·군 단위로는 가축 사육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가축축사의 외부인 출입을 막고 사료와 가축운반 차량에 대한 소독을 강화해 달라고 각 농가에 당부했다.

경남도는 소, 돼지, 양, 사슴 등에 대해 임상 예찰과 혈청 검사를 강화하고 가축시장, 도축장 등에 대해 구제역 의심 축산물의 거래와 도축을 금지하도록 했다.

특히 다른 지역으로부터 소, 돼지, 양 등을 사들이거나 들여다 키우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하고 중간 상인이나 수집상으로부터의 가축 구매를 일절 금지하도록 했다.

제주도도 다른 지역의 소와 사슴, 염소를 반입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아울러 공항과 항만을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에 대한 소독도 강화했다.

◇구제역이란 = 소, 돼지, 염소, 양, 사슴처럼 발굽이 2개로 갈라진 동물(우제류)들에 발생하는 제1종 법정가축전염병이다.

입 등에 물집이 생기고 유량(乳量)이 급격히 감소하며 심하게 침을 흘리고, 보행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전염성이 강해 세계동물보건기구(OIE)도 가장 위험한 A급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홍정표 신정훈 김광호 이해용 장영은 심규석 김영만 전승현 홍인철 신민재 이강일 우영식 이연정 기자)


(전국종합=연합뉴스)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