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부부 관계를 거부해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김모씨(36)가 결혼식 당일부터 이유 없이 성관계를 거부해 결혼 생활을 파탄나게 했다며 아내인 이모(27)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당한 이유 없이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성기능 장애로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하다면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되지만,전문가의 치료나 도움으로 정상적인 성생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일시적인 성기능 장애나 성적인 접촉의 부존재가 중대한 이혼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아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나 시도를 하지 않았고,혼인관계가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씨와 2005년 결혼하고 함께 미국 유학을 갔다 돌아와 현재 본가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나 신혼여행 기간은 물론 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부부관계를 갖지 않았고 이로 인해 사이도 나빠지게 됐다.이를 알게 된 김씨 부모가 부부관계를 갖도록 노력해 보라고 조언도 했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자 김씨는 결국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