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페루 대법원이 3일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25년 징역형을 확정했다.

페루 대법원은 이날 증거 불충분으로 형 취소를 요구한 후지모리 전 대통령 측의 상고를 재판부 전원일치로 기각해 지난 4월 특별재판부가 살인 납치 학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선고한 25년 징역형을 확정했다.당시 특별재판부는 후지모리 대통령이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재임기간에 정보기관을 이용해서 민간인 반대세력 25명을 살해하고 일련의 납치 사건을 지시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일본계 이민 2세로 대통령에 당선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그는 당선 후 좌익게릴라의 준동 등 사회불안을 진정시키고 페루의 만성적인 고물가를 잡는 등 경제발전을 이끌면서 서민층의 인기를 얻었다.지난 2000년 3선에 성공한 뒤 계속 부정선거와 횡령 의혹에 시달렸으며 같은 해 국가정보부장 블라디미로 몬텐시노스가 야당 의원을 매수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되자 일본으로 달아났다.이후 2005년 11월 칠레에서 검거돼 2007년 9월 페루로 송환된 뒤 4차례 재판을 받으며 차례로 형량이 늘어났다.

한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 의원은 2011년 대선 유력 주자 가운데 한명으로 당선되면 아버지를 사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