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도 대혼잡…무더기 지각사태
눈 계속 내려 제설작업도 역부족

2010년 첫 평일인 4일 새벽부터 서울에 4시간 만에 17㎝ 넘는 폭설이 내려 출근길 곳곳에서 대혼잡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3천명이 넘는 인력과 2천300여t의 염화칼슘을 동원해 긴급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눈이 계속 내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당수 시민은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고 일부 전동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무더기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 4시간 만에 17㎝ `눈폭탄' = 서울은 대설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이날 오전 5시께부터 눈이 내려 불과 4시간 만인 오전 9시 현재 17.3㎝까지 쌓였다.

이는 기상청이 4일 하루 동안 내릴 것으로 예상한 강설량 2~7㎝의 3배를 넘는 수치다.

기상청은 오전 8시20분을 기해 서울, 인천, 경기(부천시, 김포시)에 내려져 있던 대설주의보를 대설경보로 대치 발령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접근해 충청남부를 지나면서 저기압 이동경로의 북쪽에 위치한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9시 현재 서울의 기온은 영하 6.1도까지 내려간 탓에 상당수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이번 눈은 4일 밤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이동하고서 수도권부터 그치기 시작하겠으나 동해안 지방에는 5일 오전까지 곳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 9곳 교통통제…지.정체로 곳곳 주차장 방불 = 출근시간이 시작되기 직전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폭설이 내리자 서울 시내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다시피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오전 5시30분 삼청터널길을 시작으로 인왕산길과 북악산길, 개운산길, 은평터널(신사사거리~터널삼거리), 후암동길(후암삼거리~힐튼호텔), 당고개길, 남태령고개, 이수고가 등 서울시내 도로 9곳의 통행을 통제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는 오전 9시 현재도 전 구간에서 지ㆍ정체가 빚어지고 있으며 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 주요 간선도로 역시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을지로와 퇴계로 등 도심 주요 도로 역시 제설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차량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내린 눈에도 심각한 정체가 빚어진 남산 1ㆍ3호 터널은 이날도 오전 9시 현재 차량 통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변했다.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등 강남권 주요 도로도 차량속도가 시속 1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회사원 김모(31)씨는 "테헤란로에는 언덕이 많아 차들이 헛바퀴를 돌리거나 언덕길에서 미끄러지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 폭설에 지하철 고장도 잇따라 = 출근길 교통혼잡을 예상한 시민들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몰렸으나 폭설로 지하철 일부 열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시민들은 `지옥철'을 경험해야 했다.

오전 7시께 역삼역에서 강남역으로 향하던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가 역삼역 인근에서 약 20분간 멈춰 섰으며, 오전 7시40분께 남영역에서 용산역 쪽으로 가던 지하철 1호선 열차도 남영역 부근에서 고장을 일으켜 약 15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메트로는 레일 위에 눈이 쌓여 일시적으로 열차에 전기 공급이 끊어져 고장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하철 고장 여파로 오전 8시 현재 지하철의 운행간격도 크게 벌어졌다.

2호선 잠실~사당역 방향은 평소 1~2분대였던 운행간격이 5~8분대로 벌어졌다.

이 때문에 다른 역에서도 일부 열차가 지연 운행되고 있다.

오전 7시께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강남역의 회사로 출근한 김모(30)씨는 "눈이 많이 내려 승용차로 출근하면 지각할 것 같아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고장 난 열차 안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