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패션계는 파워 숄더와 스터드(금속) 장식,블랙 컬러를 입은 강한 여성들이 주도했다. 거리에는 뾰족한 어깨를 자랑하는 '여전사'들로 넘실댔다. 하지만 2010년은 김혜수로 대표되는 '엣지녀'들이 한발 뒤로 물러서고,김민희처럼 가녀리고 연약해 보이는 '달콤녀'들이 고개를 내밀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뉴욕 컬렉션을 시작으로 파리,밀라노 등 세계 유명 컬렉션에서는 하늘거리는 소재와 파스텔톤,로맨틱한 디자인이 강세를 이뤘다.
2010 패셔니스타 되기 스타일 십계명

①여성스러움의 극대화,주름 스커트

올해 가장 중요한 스타일 키워드는 '여성스러움'이다. 대부분의 컬렉션에선 러플(ruffle · 물결모양의 주름)과 드레이핑 등 주름 장식의 의상들이 강세였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듯 러플 장식과 티어드 스커트(tiered skirt · 여러 층이 지도록 주름 장식된 치마) 등 조금은 과장되지만 그래서 더욱 여성스러운 룩이 유행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름 원피스는 다소 뚱뚱해 보이기 때문에 패션쇼 런웨이의 마른 모델처럼 하늘하늘해 보이기는 힘들다.

②'핫' 미니 팬츠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미니 팬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하체가 튼튼한 여성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올해는 속옷이라고 착각할 만큼 짧은 팬츠가 유행할 전망이다. 끝단 처리가 덜된 V라인 팬츠부터 레이스 장식으로 란제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미니 팬츠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③플랫 vs. 킬힐

드디어 구두의 굽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킬힐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플랫슈즈가 트렌드를 선도할 태세다. 킬힐에 익숙해져 높은 공기만 마셨던 여성들에게는 플랫슈즈가 만족스럽진 않겠지만,높은 굽에 지친 허리를 쉬게 하면서 스타일까지 챙겨 주는 데 플랫슈즈만한 것이 있을까.

④마이크로 미니사이즈 액세서리

미니팬츠,미니백,미니스커트에 이어 이제는 미니 액세서리가 대세다. 오랫동안 주목받아왔던 볼드하고 화려한 코스튬 주얼리와 함께 보일 듯 말 듯한 마이크로 미니사이즈의 주얼리가 레드카펫에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스타일로 코디할 수 있는 미니사이즈의 주얼리는 심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좋다.

⑤초현실적인 PVC 소재의 힐

프라다,디스퀘어드,베르사체가 PVC 소재에 주목했다. 흔히 '비닐'로 불려지는 PVC 소재가 슈즈로 만들어지면서 어딘가 비현실적이고 세기말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밝고 경쾌하면서 마치 유리구두와 같이 환상적인 분위기의 슈즈가 눈길을 끈다.

⑥긍정적인 파스텔 컬러

불황의 시대,현실을 이겨내고자 하는 욕구 때문일까.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파스텔 컬러가 런웨이를 장식했다. 연보라,민트,핑크와 같이 달달함이 느껴지는 파스텔 컬러가 트렌치코트와 팬츠까지 물들였다. 특히 원피스 형태의 트렌치 코트는 사랑스러운 로맨틱 룩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인 아이템이다.

⑦로맨틱 시스루

2009년의 시스루(속이 비치는 스타일)가 '강한 여성'과 맞물리며 섹시한 카리스마를 풍겼다면,올해는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강조되고 있다. 치마 끝과 소매,어깨 라인에 부분적으로 시스루 소재를 매치해 연출이 한결 수월해졌다. 또 란제리도 실크,레이스 등 부드러운 소재의 로맨틱한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⑧소녀 같은 누드 메이크업

여성스러운 로맨틱 룩과 화장을 한듯 만듯한 여린 누드 메이크업이 각광받고 있다. 화사한 피부 표현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광택감 주는 펄을 통한 빛나는 누드 페이스로 소녀적인 감성을 나타내는 것이 좋다. 핑크,민트 등 파스텔 컬러의 섀도를 사용하면 과장되지 않은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⑨로맨틱 내추럴 웨이브

직선형으로 중성스러움을 강조했던 쇼트 컷이 웨이브와 만나 사랑스러워졌다. 특히 내추럴한 웨이브 헤어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다면 로맨틱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⑩가녀린 스키니 몸매

이 모든 트렌드를 소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키니진이 잘 어울릴 정도의 날씬한 몸매.2010년 '스타일 짱'이 되기 위해선 당장 지금부터 계단 오르내리기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피현정 브레인파이 대표 · 스타일 칼럼니스트 www.cyworld.com/venus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