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알 카에다?…영화감독 몸날려 테러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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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명 탄 美여객기 공중 폭발 모면
승객 패닉 속 폭발물 떼어내고 맨손으로 불 꺼
범인 예멘서 훈련…나이지리아 前 은행가 아들
승객 패닉 속 폭발물 떼어내고 맨손으로 불 꺼
범인 예멘서 훈련…나이지리아 前 은행가 아들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정오 무렵(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시 상공.미국 노스웨스트항공 253편 여객기 내 19A 좌석쪽에서 '빵'하는 소리가 울렸다. 성탄절 연휴에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테러 시도였다.
에어버스 330 기종인 이 여객기는 278명의 승객과 승무원 11명을 태우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을 출발,디트로이트공항에 착륙을 준비 중이었다.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은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자 20J 좌석에 앉아있던 한 남자가 다이빙하듯 범인을 덮쳤다. 야스퍼 슈링거라는 네덜란드 영화감독이었다.
슈링거는 미국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빵' 소리가 터졌을 때 모두가 패닉 상태가 됐고,일부 사람들은 '불이야,불'이라고 비명을 질렀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범인의 무릎을 덮은 담요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범인의 다리 아래에서는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꽃이 일며 녹아있는 물체를 범인의 왼쪽 다리에서 떼어내고 급하게 맨손으로 불을 껐다. 폭발물은 조그맣고 하얀 샴프병 같았다. 승무원들이 곧 소화기를 갖고 달려왔다. 범인은 목이 졸린 채 격리를 위해 1등석으로 옮겨졌다. 승객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나머지 승객들은 무사했다.
디트로이트공항에 착륙한 뒤 체포된 범인은 나이지리아 국적의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 · 사진)로 확인됐다. 나이지리아의 저명한 전직 은행가인 우마르 무탈라브는 그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범인이 2001년 미국에 9 · 11 테러를 가했던 알 카에다 테러 세력과 연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BC방송은 이번 테러 기도가 예멘에 있는 알 카에다 지도자에 의해 조직되고 시행됐다고 전했다. 범인이 알 카에다 지도자와 한 달 가까이 함께 살면서 폭발물을 다루는 훈련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범인이 예멘에서 획득한 폭발물에서 군용 고폭발 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명백한 테러 기도라고 규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지인 하와이에서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미국은 세계 각국의 공항과 항공사에 보안 강화를 요청했다.
미 언론들은 범인이 미국의 테러 의심 인물 명단에 올라있었다면서 보안 허점을 비판했다. 범인의 아버지도 아들의 극단적인 종교 성향을 우려,6개월 전 아부자 주재 미국 대사관과 나이지리아 보안기관에 그의 활동 내역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에어버스 330 기종인 이 여객기는 278명의 승객과 승무원 11명을 태우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을 출발,디트로이트공항에 착륙을 준비 중이었다.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은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자 20J 좌석에 앉아있던 한 남자가 다이빙하듯 범인을 덮쳤다. 야스퍼 슈링거라는 네덜란드 영화감독이었다.
슈링거는 미국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빵' 소리가 터졌을 때 모두가 패닉 상태가 됐고,일부 사람들은 '불이야,불'이라고 비명을 질렀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범인의 무릎을 덮은 담요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범인의 다리 아래에서는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꽃이 일며 녹아있는 물체를 범인의 왼쪽 다리에서 떼어내고 급하게 맨손으로 불을 껐다. 폭발물은 조그맣고 하얀 샴프병 같았다. 승무원들이 곧 소화기를 갖고 달려왔다. 범인은 목이 졸린 채 격리를 위해 1등석으로 옮겨졌다. 승객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나머지 승객들은 무사했다.
디트로이트공항에 착륙한 뒤 체포된 범인은 나이지리아 국적의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 · 사진)로 확인됐다. 나이지리아의 저명한 전직 은행가인 우마르 무탈라브는 그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범인이 2001년 미국에 9 · 11 테러를 가했던 알 카에다 테러 세력과 연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BC방송은 이번 테러 기도가 예멘에 있는 알 카에다 지도자에 의해 조직되고 시행됐다고 전했다. 범인이 알 카에다 지도자와 한 달 가까이 함께 살면서 폭발물을 다루는 훈련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범인이 예멘에서 획득한 폭발물에서 군용 고폭발 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명백한 테러 기도라고 규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지인 하와이에서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미국은 세계 각국의 공항과 항공사에 보안 강화를 요청했다.
미 언론들은 범인이 미국의 테러 의심 인물 명단에 올라있었다면서 보안 허점을 비판했다. 범인의 아버지도 아들의 극단적인 종교 성향을 우려,6개월 전 아부자 주재 미국 대사관과 나이지리아 보안기관에 그의 활동 내역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