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만성간질환을 앓는 한 고등학생과 6주 된 신생아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간 이식 수술을 받아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이들의 부모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된 셈이다.

시카고에 사는 고등학생 크리스찬 리베르토(17)와 태어난 지 6주밖에 안된 프랭크 스로카는 한 기증자로부터 동시에 간 이식을 받아 올해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고 24일(현지시각) 시카고트리뷴이 전했다.

리베르토는 매우 드문 만성간질환 환자로, 매일 22개의 알약을 처방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몸이 너무 약해서 스포츠 경기는커녕 시간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낼 정도였다. 심지어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어서 대학 진학 계획조차 세울 수 없었다.

프랭크는 담도폐쇄증이라는 선천성 질병을 갖고 태어났다. 이 병은 소화액이 간과 쓸개에서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 관인 담도가 선천적으로 막힌 것으로, 늦게 발견되면 간 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시카고에 있는 '어린이 기념 병원(Children's Memorial Hospital)'에서 16명의 외과 의사와 여러 명의 마취과 의사, 간호사들이 참여한 끝에 8시간 만에 성공했다.

이번 수술을 주도한 외과의사 리카도 슈페리나는 "수술을 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했다"며 "특히 프랭크는 수술한 지 한 시간이 지나서도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슈페리나는 "하지만 우리는 기증받은 간을 최대한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했고, 결국 이 둘은 살았다"고 덧붙였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리베르토는 "예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모든 것을 포기했지만, 이번 수술이 나를 바꿔 놓았다"며 이번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낼 생각에 기뻐하고 있다고 시카고트리뷴은 전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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