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 기아자동차 LG SK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그룹들이 임원인사를 마무리짓고 2010년 글로벌 공격경영을 위한 진용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대부분 그룹들은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낸 점을 감안,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 등 4대 그룹에서만 작년보다 116명 많은 878명의 승진자가 탄생했다.

한국경제신문이 24일 삼성 현대차 등 10대 그룹 임원 승진자 중 부사장급 이상 119명을 분석한 결과,올해 정기인사에서 전략기획과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업무분야는 전략기획이 31.1%(37명)로 가장 많았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전략기획통을 전진 배치한 결과다.

마케팅(27.7% · 33명)과 연구개발(24.4% · 29명) 분야의 부상도 눈에 띄었다. 올 한 해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으며 신시장 개척과 잠재 성장력 확충에 주력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연말 인사에서 해외법인의 외국인 영업책임자들을 대거 정규 임원으로 승진시킨 것과 LG전자가 84개 해외법인 중 6개 해외법인의 수장을 현지 외국인으로 임명한 것도 마케팅 담당 고위 임원들의 부상과 맞물려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사장급 이상 승진자들의 평균 나이는 50대 초반(53.9세)으로 낮아지는 등 세대교체 추세도 뚜렷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지난 7월 조사한 국내 상장법인 674개사의 대표이사 평균 연령(56.7세)보다 세 살 가까이 낮고,전체 임원(이사급 이상) 평균(53.1세)과 비슷했다. 부사장급 이상으로 국한시킨 점을 고려하면 주요 대기업 경영진이 한층 젊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 전공분야는 인문사회계열이 이공계열보다 2배가량 많았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경영 · 경제학 등 상경분야 전공이 절반을 넘었고,법학과 정치외교학이 뒤를 이었다. 이공계열에서는 전기전자공학과 금속공학,기계공학 · 화학공학 전공자가 많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