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예쁜 얼굴의 황금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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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소설 '금병매'에서는 예쁜 얼굴의 기준으로 횡삼종삼(橫三縱三)을 들었다. 가로는 왼쪽 눈 가장자리,입술 왼쪽 끝과 오른쪽 끝,오른쪽 눈 가장자리가 삼등분돼야 하고 세로로는 머리 끝,눈썹,코밑,턱 끝이 삼등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흑대백소(黑大白小 · 눈의 검은 부분이 흰 부분보다 많을 것),상연하중(上軟下重 · 윗 입술은 얇고 아랫 입술은 도톰할 것),난안장발(卵顔長髮 · 긴 머리가 얼굴을 계란 꼴로 감쌀 것) 등도 미인의 조건으로 꼽았다.
조선후기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면 눈 코 입이 작고 전체적으로 다소곳한 분위기를 풍긴다. 눈썹은 초승달,코는 마늘쪽,입술은 앵두 같으면서 이마와 머리의 경계선은 각이 진 모습이 우리나라 전통 미인의 얼굴이었다. 그래서 머리를 쪽졌을 때 각진 모양을 만들기 위해 이마 양 끝에 황새 똥을 발라 제모(除毛)를 하거나 명주실로 잔털을 뽑았다고 한다. 서양 전통 미인의 얼굴은 좀 다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넓은 미간에 턱과 코가 작아야 미인 대접을 받았다. 다만 얇고 붉은 입술,검은 눈동자와 눈썹 등 동양 미인과 비슷한 기준도 있었다. 베트남 소수민족인 자오족 여인들은 눈썹이 없어야 미인으로 친다.
미인의 조건은 이처럼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어떤 학자는 아름다움을 사회가 요구하는 욕망과 환상의 표현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현대 미인 얼굴의 황금비율은 눈과 입 사이가 얼굴 전체 길이(헤어라인에서 턱까지)의 36%,두 눈동자의 거리가 얼굴 폭(두 귀 사이)의 46%를 차지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이목구비의 모양은 바꾸지 않고 눈과 입 사이,양 눈 사이의 길이만을 조정해 가장 매력적인 가로 세로 비율을 뽑아낸 결과라고 한다. 이 같은 비율에 딱 들어맞는 연예인으론 샤니아 트웨인이란 캐나다 팝 가수가 꼽혔고 할리우드 톱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가로 세로 모두 황금비율과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얼굴이든 몸이든 툭하면 뜯어 고치는 시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술을 통해 특정 부위를 키우거나 잘라내는 게 일반화됐다. 그렇다 해도 과도하게 성형에 매달려서는 득 될 게 없다는 것은 '선풍기 아줌마'나 마이클 잭슨만 봐도 알 수 있다. 몸과 마음 모두 황폐해지기 십상인 것이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에서 나오는 빛'이라는 헬렌 켈러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할 일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조선후기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면 눈 코 입이 작고 전체적으로 다소곳한 분위기를 풍긴다. 눈썹은 초승달,코는 마늘쪽,입술은 앵두 같으면서 이마와 머리의 경계선은 각이 진 모습이 우리나라 전통 미인의 얼굴이었다. 그래서 머리를 쪽졌을 때 각진 모양을 만들기 위해 이마 양 끝에 황새 똥을 발라 제모(除毛)를 하거나 명주실로 잔털을 뽑았다고 한다. 서양 전통 미인의 얼굴은 좀 다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넓은 미간에 턱과 코가 작아야 미인 대접을 받았다. 다만 얇고 붉은 입술,검은 눈동자와 눈썹 등 동양 미인과 비슷한 기준도 있었다. 베트남 소수민족인 자오족 여인들은 눈썹이 없어야 미인으로 친다.
미인의 조건은 이처럼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어떤 학자는 아름다움을 사회가 요구하는 욕망과 환상의 표현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현대 미인 얼굴의 황금비율은 눈과 입 사이가 얼굴 전체 길이(헤어라인에서 턱까지)의 36%,두 눈동자의 거리가 얼굴 폭(두 귀 사이)의 46%를 차지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이목구비의 모양은 바꾸지 않고 눈과 입 사이,양 눈 사이의 길이만을 조정해 가장 매력적인 가로 세로 비율을 뽑아낸 결과라고 한다. 이 같은 비율에 딱 들어맞는 연예인으론 샤니아 트웨인이란 캐나다 팝 가수가 꼽혔고 할리우드 톱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가로 세로 모두 황금비율과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얼굴이든 몸이든 툭하면 뜯어 고치는 시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술을 통해 특정 부위를 키우거나 잘라내는 게 일반화됐다. 그렇다 해도 과도하게 성형에 매달려서는 득 될 게 없다는 것은 '선풍기 아줌마'나 마이클 잭슨만 봐도 알 수 있다. 몸과 마음 모두 황폐해지기 십상인 것이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에서 나오는 빛'이라는 헬렌 켈러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할 일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