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ㆍ우크라ㆍ아르헨, 그리스보다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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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CME, 국가별 디폴트 위험분석
베네수엘라, 인플레 고공행진…국채부도확률 56% 달해
급한 불 끈 두바이는 6위
베네수엘라, 인플레 고공행진…국채부도확률 56% 달해
급한 불 끈 두바이는 6위
미국 경제전문 방송인 CNBC는 19일 세계 최대 선물 및 옵션 거래소인 CME그룹의 자회사인 CMA데이터비전의 국가별 채무 부도 위험 분석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CMA데이터비전은 앞으로 5년 동안의 국가별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 변화를 감안해 투자자들이 해당 국가 채무의 부도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는지를 산출했다. CDS는 부도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성격의 금융상품이다.
남미의 좌파 국가로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가 발행한 국채의 부도 확률은 56.26%에 달했다. 상반기까지 유가 급락으로 달러 수입이 줄어든 데다 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국제 유가 회복으로 경제 사정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서민에 대한 재정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리더십도 크게 손상된 상태다.
채무 부도 가능성이 52.91%인 우크라이나는 세계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러시아에 천연가스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최근 IMF에서 또다시 20억달러를 긴급 융자받기로 하는 등 재정 상황이 풀리지 않고 있다. 곡물 수출대국인 아르헨티나도 상반기 대두(콩) 가격 하락과 가뭄이 겹쳐 국가 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파키스탄은 치안 불안과 수입물가 상승에 경기 침체까지 겹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2008년 말부터 IMF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탈레반과의 테러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군사비 부담이 커진 것도 재정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재정 상태가 나쁜 동유럽 국가들도 국가 부도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혔다. 유럽 은행들이 약 315억달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라트비아는 5위,377억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는 리투아니아는 8위를 기록했다. 재정 악화 우려가 커져 서유럽 은행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 이들 국가는 자칫 파산 위험에 몰릴 수 있다.
아부다비가 100억달러를 지원해 급한 불을 끈 두바이는 부도 순위 6위에 올랐다. 만성 재정적자로 지난 7월 비상사태를 선언한 미 캘리포니아주도 발행 채권의 부도 가능성이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때 빚을 갚지 못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한 이들 국가는 모두 S&P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렇게 되면 높은 이자를 줘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채권이 팔리지 않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