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신혼여행의 기억이 영원토록 이어지길 바란다. 그러나 그게 생각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아이를 낳고 다시 여행 가자던 둘만의 약속은 이미 멀리 지나간 희망사항일 뿐이다. 쉽지 않은 삶의 흐름속에서 잠시 머물러 쉴 틈도 없이 달려와 닿은 세밑.아이들의 손을 잡고 추억의 신혼여행 길을 다시 밟아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에겐 사랑과 휴식을 주고,아이들은 세계 각국의 또래들과 어울리며 영어도 배울 수 있는 곳.태국 푸껫 클럽메드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은 키즈클럽에 맡기고…

아침 5시반.푸껫의 아침은 빨리 시작된다. 클럽메드 후문으로 나오자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나타난다. 1.5㎞에 달하는 카타비치다. 중년의 외국인 부부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아이들은 키즈클럽에 맡기자.3살 이상의 유아들은 프티클럽에서,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미니클럽에서 세계 각지에서 온 아이들과 놀며 그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체험할 수 없었던 골프,테니스,스쿼시,연극 등 다국적 문화를 익힐 수 있다. 아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각 클럽에는 한국인 GO(놀이도우미)들이 있다. 아이들의 언어 때문에 불편해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최근엔 생후 4개월부터 23개월까지의 영아들도 돌봐주는 '베이비클럽'이 아시아 클럽메드에선 유일하게 오픈했다. 1명의 GO가 2명의 영아를 맡아 우유를 먹이고,잠을 재우며 키가 크도록 마사지도 해준다.

오전 9시 숲속에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10여명의 사람들이 요가로 하루를 연다. 캐나다인 강사인 에릭씨는 "요가는 건강한 삶을 위한 끝없는 연습"이라고 자신의 요가철학을 말한다. 요가체험을 마치고 시원한 물로 목을 적신 뒤 골프장으로 이동한다. 오전 10시30분부터 중 · 고급 골프강의가 시작된다. 퍼팅하는 법,해저드에서 빠져나오는 법 등 예전에 남아공의 프로골퍼였던 카타야씨가 간혹 한국말도 섞어가며 재미있게 가르친다. 강습 후에는 팀을 나눠 9홀을 돌며 실전 게임도 즐긴다.

어느새 낮 12시.클럽메드 중앙 풀장에선 GO들과 함께 하는 수중에어로빅이 한창이다. 땀으로 흠뻑 젖은 몸으로 그냥 풍덩 풀로 뛰어든다. 물속에서 율동을 따라하기가 쉽지 않지만 재미있다. 오후 4시엔 양궁장에서 양궁대회가 열린다. 초보자도 대환영이다. 간단하게 강습을 받은 뒤 곧바로 실전에 돌입한다. 역시 한국인의 활솜씨가 좋다.

#즐거운 패션쇼 · 서커스 · 공연

클럽메드에선 이처럼 거의 모든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서구인들은 휴가기간 내내 온종일 선탠을 하고 책을 보며 게으름을 피우다가 돌아가기도 한단다. 한국인 GO인 준은 "클럽메드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강조한다. 패키지 여행의 꽉 짜여진 프로그램에 익숙한 한국인 여행객이라면 너무 많이 주어진 자유시간에 처음엔 다소 당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클럽메드에서 준비하는 무한정의 자유를 즐기는 여유를 배우는 것도 괜찮겠다. 한국인에겐 그런 자유가 더 필요하지 않은가.

클럽메드의 하이라이트는 밤문화다. 매일 밤 GO들이 펼치는 무대가 환상적이다. 뮤지컬 공연,패션쇼,노래자랑,서커스 쇼…. 모두들 재미와 볼거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무대다. 패션쇼에는 투숙객들도 참여할 수 있다. 미니클럽의 아이들도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패션모델로 무대 한가운데에 서기도 한다. 한복,치파오,기모노 등 각국 의상을 입고 온갖 쇼를 하는 GO들은 진짜 모델 뺨칠 정도다.

쇼가 끝나면 모두들 카타비치로 몰려간다. 거기서 자신의 소원을 적은 연등을 캄캄한 밤하늘에 날려보낸다. 피부색과 말은 다르지만 모두에겐 간절한 소망이 있는 모양이다. 시간은 벌써 오후 10시.색소폰소리와 칵테일 색깔이 어울리는 바는 이때부터 더 생기가 돈다.

푸껫(태국)=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여행 Tip
푸껫은 태국에서 가장 큰 섬이다. 방콕 남쪽으로 867㎞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660m 길이의 사라신다리와 1992년 개통된 또 다른 다리로 육지와 이어져 있다. 11월부터 2월까지가 여행하기 제일 좋다.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바트.요즘 환율은 현금매입 기준 1바트에 36원 선.

푸껫행 직항편과 경유편이 다양하게 운항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방콕을 경유해서 여행할 계획이라면 타이항공,중화항공,캐세이패시픽항공,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하면 된다. 인천에서 푸껫까지 6시간가량의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푸껫 클럽메드 리조트는 해변을 즐기며 푹 쉬기 안성맞춤이다. 클럽메드에선 식사와 음료,주류는 물론 골프,스쿼시,요가,스노클링 등 패키지여행에서 옵션으로 강요당했던 것들이 모두 공짜다. 특별히 많은 돈을 환전할 필요가 없다. 클럽메드 정문 앞 마사지숍에서는 250~300바트(8000~9000원)로 1시간 동안 마사지를 즐길 수 있어 좋다. 클럽메드 바캉스 코리아 (02)3430-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