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뒤를 이을 중국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사진)은 12일 "한 · 중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아시아 공동체가 조기에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아직 'G2(주요 2개국)'에는 못 미친다"면서 "세계 문제를 1~2개 국가가 맡아 처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14일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16~18일) 캄보디아 미얀마 등 4개국을 순방한다. 한국과 일본은 작년 3월 부주석 취임 후 처음 찾는 것으로 이에 앞서 한국과 일본의 특파원들과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시 부주석은 "한 · 중 FTA가 실현되면 경제와 무역관계에서 더욱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공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은 FTA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것도 있다"면서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은 것은 추구하고 이견은 남겨둔다) 정신을 발휘해 우선 의견이 일치한 것부터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에 착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4년 전 아내와 한국의 제주도를 간 적이 있는데 불로초를 구해오라는 진시황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던 서복의 전시관이 세워져 있는 것을 알았고 그곳을 방문했었다"며 "양국의 교류역사는 이처럼 깊고 최근의 한 · 중 양국 관계는 수교 이후 더욱 발전해 인적교류가 매우 활발해졌고 꽃이 만개하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 중 · 일 협력구상에 대해 "이는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을 위한 기본단계"라면서 "아시아 발전이란 큰 흐름에 맞는 것이며 한국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이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선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대화와 평화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며 6자회담을 통해 난관을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한국 정부 초청으로 오는 16일 서울에 도착해 18일까지 머물며 방한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형오 국회의장,정운찬 국무총리와 회동 및 회담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