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新산업대전] (3) TV전쟁 '2라운드'… 일본 TV업체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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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LED 앞세워 "삼성·LG 타도"
월드컵 특수 노리는 일본
패널생산 손 맞잡은 소니·샤프, 韓에 뒤진 기술 업그레이드 박차
긴장의 끈 놓지않는 한국
삼성, 콘텐츠 강화 신흥시장 공략…LG, 보더리스 TV 등 라인업 강화
월드컵 특수 노리는 일본
패널생산 손 맞잡은 소니·샤프, 韓에 뒤진 기술 업그레이드 박차
긴장의 끈 놓지않는 한국
삼성, 콘텐츠 강화 신흥시장 공략…LG, 보더리스 TV 등 라인업 강화
#1.소니는 지난 4일 국제축구연맹(FIFA)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원(3D) 영상화 권한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월드컵 경기 중 최대 25개 경기를 3D 전문 카메라로 촬영,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입체 영상을 전달한다는 게 계약서의 골자다. 3D 기술을 적용한 LCD(액정표시장치) TV,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노트북,게임기 등을 내년 중 잇달아 내놓는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자사의 3D TV를 구매하면 인터넷 연결을 통해 3차원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마케팅 전략을 예고한 것이다.
#2.샤프는 지난 10월부터 월 3만6000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을 생산할 수 있는 10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샤프의 파트너는 소니.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빼앗긴 LED(발광 다이오드) TV 시장을 되찾기 위해서다. LED 패널 시장에서는 이미 샤프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샤프의 시장 점유율은 31.3%로 1위 삼성전자(57.9%)를 맹렬히 뒤쫓고 있다.
◆일본, 엔고 딛고 대반격 준비
올해는 한국의 '원투 펀치'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였다. 소니,파나소닉,샤프 등 일본 업체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TV 업계를 장악했다. 두 회사의 3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은 각각 21.9%와 12.9%로 한 자릿수 대에 머물고 있는 일본 업체들을 크게 앞질렀다.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두 회사의 3분기 LCD TV 판매량은 각각 690만6000대와 401만4500대.기존 분기 판매 기록을 나란히 경신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일본 업체들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TV 기술의 '첨단'으로 불리는 LED TV를 들여다 보면 일본과의 기술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본 기업들은 아직도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튜너(TV전파 수신장치) 일체형 초박형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소니가 지난해 말 내놓은 초박형 LED TV는 튜너 분리형이었다.
모든게 순조로워 보이는 상황임에도 불구,한국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브라운관 TV 시대부터 30여년 동안 세계 TV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이 이대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엔고(高)로 큰 타격을 입었던 일본 TV 메이커들이 최근 들어 일제히 조직을 추스린 점도 경계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최근의 환율 움직임도 더이상 한국 기업들에 유리하지는 않다. 지난 3월 1383.5원이었던 원 · 달러 환율이 최근 1150원 선까지 떨어졌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일본 파나소닉은 한국 경쟁업체들보다 환율이 50% 불리한 상황에서도 영업이익 플러스를 유지했다"며 "환율이 제자리를 찾는 순간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은 우리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기업들은 내년 경영전략의 과녁을 '타도 한국'에 맞추고 있다.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한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소니는 내년 LCD TV 판매 목표를 2000만대로 잡았다. 올해 예상 판매량 1450만대보다 30% 이상 높였다. LED TV와 3D TV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구체적인 전략도 확정했다. 샤프도 LED TV에 역량을 집중,내년 말까지 전체 TV 중 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을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남아공 월드컵이 승부처
업계에서는 내년 6월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을 '한 · 일 TV대전'의 승부처로 보고 있다. 월드컵 중계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TV를 새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바뀔 것이란 얘기다.
월드컵 특수(特需)는 중국,동남아시아,동유럽,아프리카 등 TV 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시장의 1인당 TV 보급률은 30%에 미치지 못한다. 작년 기준 66%인 유럽,84%에 달하는 북미에 비해 성장잠재력이 높다. 업계에서는 내년 신흥 국가 디지털TV 시장 성장률이 30%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선진 시장의 성장률은 7% 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차원(3D)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인터넷 콘텐츠도 볼 수 있는 '컨버전스 LED TV'로 월드컵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신흥 시장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감안,제품 가격도 올해보다 대폭 낮출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디자인 부문을 좀 더 보강하고 인터넷으로 영상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강화,본격적인 '콘텐츠 TV' 시대를 연다는 세부 계획도 확정했다.
LG전자는 TV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선을 없앤 보더리스(borderless) 디자인의 LED와 LCD,3D TV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화질,디자인,가격에 대한 고객군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화면 크기와 기술 방식을 망라해 '풀 라인업'을 갖추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내년 평판 TV 판매 목표는 올해보다 47% 늘어난 2900만대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TV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저가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아웃소싱을 대폭 확대해 제품 단가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TV용 콘텐츠를 더 늘려야 한다"며 "변신 속도를 늦추면 일본 기업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디카'의 꿈
디지털카메라로 분야를 바꾸면 한국과 일본의 공수(攻守)가 뒤바뀐다. 이 시장의 최강자는 일본 캐논이며,소니가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두 업체의 점유율은 각각 28%와 17%였다.
한국의 대항마는 삼성디지털이미징이다. 지난해 10%였던 시장 점유율이 올해는 12%대를 바라보고 있다. 점유율 면에서는 일본 기업들에 두세 걸음 뒤처져 있지만,성장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2005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한 디지털 시장에서 매년 54%씩 덩치를 키워왔다. 디자인이 미려한 중 · 저가 콤팩트 카메라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한 것이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2012년까지 글로벌 업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광학기술 면에서는 일본 경쟁회사들을 단시일 내에 따라잡기 힘들지만 가전에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십분 활용,소비자가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얼굴만을 선택해 최적의 촬영 조건을 제공하는 '페이스 디텍션(face detection)' 웃는 표정만 잡는 '스마일 샷(smile shot)' 감은 눈 촬영을 방지하는 '블링크 디텍션(blink detection)'얼굴의 잡티를 없애주는 '뷰티 샷(beauty shot)' 등이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비자 친화적 기술'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2.샤프는 지난 10월부터 월 3만6000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을 생산할 수 있는 10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샤프의 파트너는 소니.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빼앗긴 LED(발광 다이오드) TV 시장을 되찾기 위해서다. LED 패널 시장에서는 이미 샤프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샤프의 시장 점유율은 31.3%로 1위 삼성전자(57.9%)를 맹렬히 뒤쫓고 있다.
◆일본, 엔고 딛고 대반격 준비
올해는 한국의 '원투 펀치'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였다. 소니,파나소닉,샤프 등 일본 업체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TV 업계를 장악했다. 두 회사의 3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은 각각 21.9%와 12.9%로 한 자릿수 대에 머물고 있는 일본 업체들을 크게 앞질렀다.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두 회사의 3분기 LCD TV 판매량은 각각 690만6000대와 401만4500대.기존 분기 판매 기록을 나란히 경신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일본 업체들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TV 기술의 '첨단'으로 불리는 LED TV를 들여다 보면 일본과의 기술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본 기업들은 아직도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튜너(TV전파 수신장치) 일체형 초박형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소니가 지난해 말 내놓은 초박형 LED TV는 튜너 분리형이었다.
모든게 순조로워 보이는 상황임에도 불구,한국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브라운관 TV 시대부터 30여년 동안 세계 TV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이 이대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엔고(高)로 큰 타격을 입었던 일본 TV 메이커들이 최근 들어 일제히 조직을 추스린 점도 경계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최근의 환율 움직임도 더이상 한국 기업들에 유리하지는 않다. 지난 3월 1383.5원이었던 원 · 달러 환율이 최근 1150원 선까지 떨어졌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일본 파나소닉은 한국 경쟁업체들보다 환율이 50% 불리한 상황에서도 영업이익 플러스를 유지했다"며 "환율이 제자리를 찾는 순간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은 우리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기업들은 내년 경영전략의 과녁을 '타도 한국'에 맞추고 있다.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한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소니는 내년 LCD TV 판매 목표를 2000만대로 잡았다. 올해 예상 판매량 1450만대보다 30% 이상 높였다. LED TV와 3D TV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구체적인 전략도 확정했다. 샤프도 LED TV에 역량을 집중,내년 말까지 전체 TV 중 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을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남아공 월드컵이 승부처
업계에서는 내년 6월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을 '한 · 일 TV대전'의 승부처로 보고 있다. 월드컵 중계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TV를 새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바뀔 것이란 얘기다.
월드컵 특수(特需)는 중국,동남아시아,동유럽,아프리카 등 TV 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시장의 1인당 TV 보급률은 30%에 미치지 못한다. 작년 기준 66%인 유럽,84%에 달하는 북미에 비해 성장잠재력이 높다. 업계에서는 내년 신흥 국가 디지털TV 시장 성장률이 30%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선진 시장의 성장률은 7% 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차원(3D)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인터넷 콘텐츠도 볼 수 있는 '컨버전스 LED TV'로 월드컵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신흥 시장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감안,제품 가격도 올해보다 대폭 낮출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디자인 부문을 좀 더 보강하고 인터넷으로 영상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강화,본격적인 '콘텐츠 TV' 시대를 연다는 세부 계획도 확정했다.
LG전자는 TV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선을 없앤 보더리스(borderless) 디자인의 LED와 LCD,3D TV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화질,디자인,가격에 대한 고객군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화면 크기와 기술 방식을 망라해 '풀 라인업'을 갖추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내년 평판 TV 판매 목표는 올해보다 47% 늘어난 2900만대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TV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저가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아웃소싱을 대폭 확대해 제품 단가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TV용 콘텐츠를 더 늘려야 한다"며 "변신 속도를 늦추면 일본 기업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디카'의 꿈
디지털카메라로 분야를 바꾸면 한국과 일본의 공수(攻守)가 뒤바뀐다. 이 시장의 최강자는 일본 캐논이며,소니가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두 업체의 점유율은 각각 28%와 17%였다.
한국의 대항마는 삼성디지털이미징이다. 지난해 10%였던 시장 점유율이 올해는 12%대를 바라보고 있다. 점유율 면에서는 일본 기업들에 두세 걸음 뒤처져 있지만,성장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2005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한 디지털 시장에서 매년 54%씩 덩치를 키워왔다. 디자인이 미려한 중 · 저가 콤팩트 카메라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한 것이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2012년까지 글로벌 업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광학기술 면에서는 일본 경쟁회사들을 단시일 내에 따라잡기 힘들지만 가전에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십분 활용,소비자가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얼굴만을 선택해 최적의 촬영 조건을 제공하는 '페이스 디텍션(face detection)' 웃는 표정만 잡는 '스마일 샷(smile shot)' 감은 눈 촬영을 방지하는 '블링크 디텍션(blink detection)'얼굴의 잡티를 없애주는 '뷰티 샷(beauty shot)' 등이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비자 친화적 기술'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