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사회적 책임'은 이제 경영활동에서 보편화된 화두다. 그 내용은 기업이 성장 · 발전해감에 따라 법적 · 윤리적 ·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다 투명해져야 하고,단순한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에 일정한 기여를 해야 하는 책임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속가능경영으로 가는 길 이기도 하다.

기업 리더들에게 사회적 책임은 이미 중요한 경영요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개념이 불명확해 실제 기업활동과의 접점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우선 도덕적 의무로서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을 둘러싼 복잡한 사회적,경제적 이해의 균형을 잡기 위한 길잡이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기업가나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개인적 가치가 다양해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책임 활동은 환경 분야에서만 경제적 이익과 연계돼 있을 뿐,무형의 장기적 성과를 위한 활동 동력으로 삼기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사회적 책임 활동이 단기적인 비용을 정당화하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기부활동 등 대중적인 분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에 따라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 사회공헌이다. 본질적으로 사회적 책임은 환경이나 법적 윤리적 측면에서 정부 · 국민의 높아지는 기대치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개념이다. 이에 반해 사회공헌은 보다 적극적인 것이다. 기업의 자금 및 여타 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앞장서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가령 국내 일부 대기업이 중국 등 해외사업을 벌이는 현지에 학교를 지어주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기업활동과 관련해 법적으로나 윤리 · 환경적으로 전혀 무관한 듯하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그것이 바로 소비자들의 사회적 욕구를 먼저 찾아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는 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3일'존경받는 기업의 조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금전적 지원에서 빈곤층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등'전략적 사회공헌'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활동으로 인해 사회가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기업 자체도 매출증대 등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사회공헌에는 기업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능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해 사회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핵심 원칙이 존재한다. 사회공헌과 기업의 전략,자산 및 자원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사회공헌으로 진화해야 할 때다.

한완선 <라임글로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