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도 수십 종의 차가 쏟아진다. 브랜드도 워낙 다양해 막상 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선택의 벽 앞에 머뭇거리게 된다. 이럴 땐 실제 차량의 특성에 의해서건 아니면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서건 차별화된 특성을 갖고 있는 브랜드일수록 장점을 갖게 마련이다. 볼보는 '안전'이라는 컨셉트를 확실하게 브랜드에 입혔다는 점에서 차별화 전략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을 만하다.

'뉴 볼보 XC60 D5'는 '세계 최초 알아서 서는 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시티 세이프티'라는 첨단 안전 장치 덕분이다. 시속 30㎞ 이하로 주행한다고 가정하고,앞 차와 충돌 위험이 발생했는데 운전자 부주의로 브레이크를 밟지 못했을 때 이 장치가 작동한다. 차가 알아서 속도를 줄이거나 최악의 경우 스스로 멈춰선다.

볼보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실제 테스트를 해 봤다. 골목길에 차량 높이와 넓이 정도의 장애물을 설치하고,전방 7m쯤부터 시속 15㎞ 정도로 접근했다. 시동을 켠 후 엑셀에서 발을 뗐을 때 움직이는 속도로 시내주행이나 고속도로 정체 시를 가정했다.

눈을 딱 감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돌진하자 장애물의 약 0.5m 앞에서 차가 멈춰섰다. 몸이 출렁이며 앞으로 쏠렸지만 안전벨트가 조여질 정도의 충격은 아니다. 이 정도면 도심 속 추돌 사고를 100%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보는 다년간의 교통 사고 현장을 조사해 도심 속 추돌 사고의 75%가 시속 29㎞ 이하의 속도에서 발생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XC60에는 여기에 볼보 특허의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전복 방지 시스템,차선이탈 방지 시스템 등의 안전 장치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됐다. 웬만한 위험 상황에선 예외없이 경보음이나 빨간불이 들어 온다. 볼보가 내년에 선보일 업그레이드 모델은 사람이나 자전거 등과의 충돌을 가정한 시티 세이프티를 장착한다.

컴팩트 SUV에 쿠페의 느낌을 가미한 외관도 다른 브랜드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