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 품평회] 친환경 먹거리 4조 규모 성장…'스타' 농산물이 농업 미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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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군 오창농협의 주 고객은 SK그룹이다. ㈜SK와 SK케미칼,SK건설 등 그룹계열 임직원 1만여명이 이곳을 통해 쌀 · 채소 · 과일 등 친환경농산물을 주문해 먹는다. 오창농협이 SK 임직원들에게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한 것은 2005년부터.SK는 오창농협이 매년 전국친환경농산물품평회에서 각종 상을 휩쓴 성과를 높이 사 납품계약을 맺었다. 오창농협이 SK 임직원들에게 판 농산물은 지난해까지 220억원.지금은 SK그룹뿐 아니라 현대해상,흥국생명,대한생명 임직원들에게도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위경옥씨.2004년 한 · 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포도농업이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할 때 그는 역발상을 했다.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 방법으로 씻지 않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유기농 포도와 포도즙 개발에 나선 것.'몸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매출은 쑥쑥 올랐다. 포도즙 판매액만 매년 2000만원을 넘는다. 지난해 전국친환경농산물품평회에서 농림부장관상을 받은 뒤에는 주문이 폭주했다. 1000㎖ 포도즙 두 병 가격이 2만2000원으로 비싸지만 이 제품은 주요 유통매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농협중앙회와 사단법인 환경농업단체연합회(이하 환농연)가 공동 주최하는 '2009년 전국 친환경농산물 품평회'가 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올해로 11회째인 이 행사는 '스타' 유기농 농산물을 뽑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경연장.전국 각지에서 농업인과 지역조합,농업기업 등 106개팀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유통 등 대형 유통바이어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서는 등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농산물 판로개척의 장(場)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친환경농산물 시장 내년엔 4조원 돌파
웰빙 추세에 맞춰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2000년 이후 급속도로 커졌다. 초창기 쌀,과일,채소 등에 국한됐던 품목이 지금은 거의 모든 농산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농업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2조1799억원이던 친환경농산물 시장 규모는 올해 3조7355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엔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조원을 돌파해 전체 농산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10%에서 2020년 20%로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산물 유통망은 여전히 영세한 실정이다. 대다수가 영세한 자영농 위주이다 보니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고 판매루트 확보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품평회 심사위원장인 김창한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회장은 "농업에서도 친환경이 대세지만 현실적으로는 농업인들이 홍보와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좋은 상품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국내외 판로 개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마트 등 유통바이어 대거 참여
농협과 환농연은 이에 따라 올해 품평회를 친환경농산물 다양화와 실질적인 판로개척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개별농가에만 참가자격을 주던 것을 농업기업 및 지역농협으로 확대하고 상품종류도 곡물,과일,채소에 이어 유기농 가공식품까지 포함시켰다.
여기에 더해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마트,농협유통 등 국내 농식품 분야 대형 바이어 12명을 심사위원으로 참여시켰다. 친환경농산물을 바이어들에게 선보임으로써 공급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유통바이어들의 관심도 높았다. 바이어들은 농약 · 당도 측정결과와 영농기록을 통해 유기농 여부를 체크하고 출품작들의 색깔과 모양,포장 · 디자인 등 상품성도 꼼꼼히 챙겼다. 이마트 상품본부 서성원 과장은 "매년 품평회에 나온 농산물 중 30%를 선별해 이마트 매장에 공급받고 있는데 올해도 상품성이 있어 보이는 출품작이 많은 것 같다"며 "몇몇 제품과는 구매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가공팀 신은택 과장은 "친환경 농산물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좋은 상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며 "품평회에 나온 상품 디자인 등을 좀 더 강화한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위경옥씨.2004년 한 · 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포도농업이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할 때 그는 역발상을 했다.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 방법으로 씻지 않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유기농 포도와 포도즙 개발에 나선 것.'몸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매출은 쑥쑥 올랐다. 포도즙 판매액만 매년 2000만원을 넘는다. 지난해 전국친환경농산물품평회에서 농림부장관상을 받은 뒤에는 주문이 폭주했다. 1000㎖ 포도즙 두 병 가격이 2만2000원으로 비싸지만 이 제품은 주요 유통매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농협중앙회와 사단법인 환경농업단체연합회(이하 환농연)가 공동 주최하는 '2009년 전국 친환경농산물 품평회'가 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올해로 11회째인 이 행사는 '스타' 유기농 농산물을 뽑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경연장.전국 각지에서 농업인과 지역조합,농업기업 등 106개팀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유통 등 대형 유통바이어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서는 등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농산물 판로개척의 장(場)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친환경농산물 시장 내년엔 4조원 돌파
웰빙 추세에 맞춰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2000년 이후 급속도로 커졌다. 초창기 쌀,과일,채소 등에 국한됐던 품목이 지금은 거의 모든 농산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농업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2조1799억원이던 친환경농산물 시장 규모는 올해 3조7355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엔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조원을 돌파해 전체 농산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10%에서 2020년 20%로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산물 유통망은 여전히 영세한 실정이다. 대다수가 영세한 자영농 위주이다 보니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고 판매루트 확보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품평회 심사위원장인 김창한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회장은 "농업에서도 친환경이 대세지만 현실적으로는 농업인들이 홍보와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좋은 상품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국내외 판로 개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마트 등 유통바이어 대거 참여
농협과 환농연은 이에 따라 올해 품평회를 친환경농산물 다양화와 실질적인 판로개척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개별농가에만 참가자격을 주던 것을 농업기업 및 지역농협으로 확대하고 상품종류도 곡물,과일,채소에 이어 유기농 가공식품까지 포함시켰다.
여기에 더해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마트,농협유통 등 국내 농식품 분야 대형 바이어 12명을 심사위원으로 참여시켰다. 친환경농산물을 바이어들에게 선보임으로써 공급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유통바이어들의 관심도 높았다. 바이어들은 농약 · 당도 측정결과와 영농기록을 통해 유기농 여부를 체크하고 출품작들의 색깔과 모양,포장 · 디자인 등 상품성도 꼼꼼히 챙겼다. 이마트 상품본부 서성원 과장은 "매년 품평회에 나온 농산물 중 30%를 선별해 이마트 매장에 공급받고 있는데 올해도 상품성이 있어 보이는 출품작이 많은 것 같다"며 "몇몇 제품과는 구매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가공팀 신은택 과장은 "친환경 농산물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좋은 상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며 "품평회에 나온 상품 디자인 등을 좀 더 강화한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