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대륙에서 연말부터 내년까지 이어질 대통령 선거 레이스의 첫 테이프를 끊은 우루과이와 온두라스에서 모두 중도 실용주의 노선이 승리했다.

우루과이에선 29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여당인 중도좌파연합 확대전선(FA)의 호세 무히카 후보(74)가 당선됐다. 중도우파 야당 국민당(PN)의 루이스 알베르토 라칼레 후보(68)는 패배를 인정했다. 무히카의 승리로 FA는 2004년 대선에서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의 승리로 우루과이 사상 첫 중도좌파 정권을 탄생시킨 데 이어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1960년대부터 극좌파 게릴라 활동을 벌여온 무히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나의 모델은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라며 좌파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자신이 중도 실용주의자임을 강조했다. 무히카는 "이번 대선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단지 새로운 정부가 구성된 것일 뿐"이라면서 좌 · 우파를 막론하고 주요 정치세력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실시된 온두라스 대선에서도 야당 국민당 소속인 중도우파 성향의 포르피리오 로보 후보(62)가 당선됐다. 1990년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로보는 2002년부터 4년간 의회 의장을 지냈고,2005년 대선 당시 셀라야와의 대선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로보는 지난 6월 말 쿠데타로 셀라야가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후 5개월 동안 신 · 구정부 간 대립 속에 계속돼온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브라질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대선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남미 국가들을 설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우루과이 온두라스에 이어 오는 6일에는 볼리비아에서 대선과 총선이,13일에는 칠레에서 대선이 실시된다. 또 내년 2월과 3월엔 각각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에서 총선이 예정돼 있으며 10월엔 중남미 최대국 브라질에서 대선이 치러진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