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교통사고 배경을 놓고 갈수록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미국의 한 신문에서 우즈의 불륜설을 보도한 다음날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가정 불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났는데도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한 현지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현지 경찰은 우즈로부터 27일,28일 진술을 들으려 했으나 우즈측은 경찰 접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우즈측은 교통사고로 인해 우즈가 경찰에 진술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다.

교통사고 뒤 우즈가 계속 침묵을 지키자 각종 의혹들이 꼬리를 물며 우즈의 깨끗한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특히 사건 직전 미국 타블로이드신문인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우즈가 뉴욕의 나이트클럽 호스티스인 레이첼 우치텔이라는 여성을 만나 왔고 최근에는 호주 멜버른 등에서 함께 지냈다”는 불륜설을 보도한 터여서 부인 엘린과의 갈등이 사고 원인이었을 것이란 추측이 확산되고 있다.심지어는 입술이 찢어지는 등 우즈의 얼굴 상처가 교통사고 때문이 아니라 부인과 다툰데 따른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경찰은 우즈가 부인과 다퉜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우치텔 역시 AP통신에 우즈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그러나 TMZ닷컴은 우즈가 사고 당일 경찰과 나눈 비공식적인 대화에서 불륜설 문제로 부인과 다퉜고 그 과정에서 부인이 우즈의 얼굴에 상처를 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TMZ닷컴은 또 우즈가 밖으로 나가자 부인이 골프채를 들고 쫓아왔고 차를 골프채로 몇 차례 내리쳤다며 이 과정에서 우즈가 올랜드 인근 아일뤄스의 자택 앞 도로에서 소화전과 옆집 가로수를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사고에 대한 납득할만한 경위 설명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즈 사생활에 대한 루머가 확산돼 자칫 골프 황제의 명성과 몸값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또 경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잭 니클라우스의 18회 메이저 대회 우승을 깨기 위한 노력이 좌절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우즈는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14번 우승했다.현지 언론들은 우즈가 다음달 1일 예정된 쉐브론월드챌린지 대회 기자회견과 시합에 참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뉴욕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