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치러지는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좌파 후보로 출마한 호세 무히카 상원의원은 남미 정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는 1960년대 군사독재 정권에 대항,게릴라 활동에 가담했다가 붙잡혀 14년을 복역했다. 민주화 이후 출옥한 무히카 상원의원은 좌파연합인 확대전선(FA)에서 가장 좌파적 세력인 민중참여운동(MPP)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그는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중도적인 정책을 자신의 모델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까지 7개국에서 차례로 선거가 이어지는 남미에서 온건 중도세력이 힘을 얻으면서 전통적인 급진 좌파의 몰락이 진행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급진 좌파세력은 베네수엘라 경제가 잘못된 정책으로 혼란을 겪고 기본적인 물이나 전기 공급마저 부족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격히 지지를 잃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대신 중도 노선은 브라질 칠레 등에서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80,70%가 넘어가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정치 컨설턴트인 펠리페 노기에라는 "남미에서 좌파와 우파 간 차이는 이제 없어졌다"면서 "다만 제도 확립을 중시하느냐 아니면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느냐 차이뿐"이라고 설명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